시중 유동성 8.1조 증가…정기예금 중심 ‘금리 방어’ 움직임 뚜렷

정기예적금·채권형 수익증권에 자금 몰려…금리 하락 선반영 흐름 뚜렷 지방정부 재정집행·세금 납부 영향에 단기 유동성은 감소세 지속

2025-06-16     박금재 기자
[사진=한국은행]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4월 국내 시중 통화량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방정부의 대규모 재정집행으로 3월 통화량이 줄어든 뒤, 금리 하락 기대 속에 정기예금과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광의통화(M2) 계절조정 기준 평균 잔액은 423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8조1000억원(0.2%) 증가한 수치다. M2는 현금과 수시입출식 예금, 정기예적금, 금융채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3월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출이 집중되며 약 22개월 만에 처음으로 M2가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4월 들어 반등한 것이다. 이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리 하락 전 정기예금에 미리 자금을 예치하려는 움직임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기예적금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전월 1조9000억원 수준이었던 정기예적금 순증 규모는 4월 들어 9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예금금리 추가 하락 이전에 비교적 높은 이자 수익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수익증권 역시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단기 채권형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전월 8조6000억원 감소에서 5조1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은 지방정부의 재정 집행 여파와 기업의 배당금 지급,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으로 5조3000억원 줄었다. 전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기타 통화성 상품도 3조9000억원 줄어들며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외화예수금을 중심으로 수입결제대금 지급 및 외화 차입금 상환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등 단기 유동성만 포함하는 협의통화(M1)는 7조원 감소해 127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금 흐름을 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는 정기예·적금 중심으로 3000억원 늘었고, 기업은 MMF(머니마켓펀드)와 수익증권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며 6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금융기관은 기타 통화성 상품을 중심으로 1조3000억원이 빠져나갔고, 정부 및 기타 부문은 무려 6조7000억원이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의식한 투자자들의 사전 대응 전략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더 내려가기 전에 자금을 묶어두려는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며, 특히 기업들은 유동성 방어 수단으로 MMF나 채권형 수익증권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도 “통화량의 증가는 금리 변동을 선제적으로 고려한 자산 재배분 현상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통화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참고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향후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뿐 아니라 시중 유동성의 속도 조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4월의 유동성 반등은 단기 금리 전망과 밀접하게 연결된 흐름으로, 가계와 기업의 ‘금리 방어 심리’가 실제 자금 흐름에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수시입출식 예금 및 기타 유동성 자산의 감소는 여전히 재정 집행·세금 납부 등의 변수에 따라 통화량이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