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만 쏙 빠진 글로벌 패키징 파트너십...“오픈 이노베이션 필요”
첨단 패키징 트렌드 변화...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대응 국내 기업, 기술 유출 우려로 협력 꺼리는 경향 있어 “기술 개발부터 파트너십 맺고 공동 연구해야”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AI 반도체 산업의 활성화로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이 글로벌 패키징 파트너십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폐쇄적인 기업 기조와 글로벌 협력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산업교육연구소(KIEI)가 주최한 ‘HBM 적용을 위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개발 동향 및 상용화 접근 세미나’에서 테크엘 이명호 전무이사는 ‘첨단 패키징의 메가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하며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최신 동향과 한국 기업의 현실을 조명했다.
이 전무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기존 스택 다이와 시스템 인 패키지(SiP)를 넘어 칩렛(chiplet)과 이종 집적(heterogeneous integration)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고 봤다. 특히 하이브리드 본딩과 플렉시블 하이브리드 전자(FHE), 유리 기판, 실리콘 포토닉스 등 첨단 기술이 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는 미미하다.
이 전무는 “오토모티브 칩렛 파트너십, 플렉시블 모듈 파트너십, 실리콘 포토닉스 등 주요 글로벌 파트너십에 한국 기업이 포함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앱솔릭스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협력 외에 눈에 띄는 글로벌 파트너십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CHIPS(칩스법)에 따라 설립된 플렉시블 하이브리드 전자(FHE) 파트너십 ‘NextFlex’는 보잉, 록히드마틴 등 미국 기업들로만 구성돼 있으며 ASE, arm, 케이던스, 시놉시스 등이 참여한 오토모티브 칩렛 파트너십 등에서도 한국 기업은 배제돼 있다.
이 전무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협력 부족 원인으로 폐쇄적인 기업 문화를 꼽았다.
그는 “국내 장비 및 소재 기업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협력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ECTC 등의 학회에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같은 대기업만 발표를 진행할 뿐, 장비 및 소재 기업의 참여는 드물다”고 말했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별적으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장비 및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IMEC, UCLA, US-Joint 같은 글로벌 컨소시엄이 기술 검증을 진행하는 환경을 제공하지만 한국 기업은 이러한 네트워크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선도 기업은 이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벨기에의 비영리 연구소 IMEC은 Besi, TSMC,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과 협력해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의 US-Joint, 유럽의 CEA-Leti 등도 글로벌 컨소시엄을 통해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전무는 “제품의 개발 방식이 변화해 과거처럼 고객 요구에 따라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장비, 소재, 패키징 기업이 함께 최종 제품의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