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떼내는 홈플러스, 법원에 매각 신청…남은 문제는 '매수자 찾기’
'계속기업'보다 청산가치 더 커…법원도 매각 승인 인수 후보군 불투명…분할 매각 또는 청산 가능성도 고용 불안·노조 반발 심화…MBK 책임론 재점화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결국 매각 수순에 돌입했다. 경영진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배제한 채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인수 후보 확보에 실패할 경우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신청했다. 이는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의 재무분석 결과,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1조2000억원가량 높은 3조7000억원으로 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13일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가 인가 전 인수합병을 승인받을 시 자사가 보유한 보통주를 전량 무상소각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삼일회계법인 측은 홈플러스가 보유한 자산 규모가 6조8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부채는 약 2조9000억원에 그쳐 청산 시 오히려 채권단의 회수율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문제는 적절한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다. 이미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슈퍼마켓 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할 매각을 시도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도 매각이 지연되거나 실패할 경우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한 점포 20여 곳의 폐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한화그룹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네이버는 최근 온·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하고 있고, 한화는 유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두 기업 모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질 협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경쟁 유통사인 신세계와 롯데는 구조조정 및 내수 부진으로 인수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시장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전체 점포(대형마트 126개, 익스프레스 310여 개)를 한꺼번에 넘기기보다 알짜 점포 중심의 분할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점친다. 특히 매입 후 부동산 개발이나 물류 자산 확보를 노리는 전략적 투자자나 외국계 커머스 플랫폼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각가 역시 관심사다. 삼일회계가 제시한 계속기업가치(2조5000억원)와 청산가치(3조7000억원) 사이에서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지만, 채무 조정 이후 실제 인수가격은 1조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자가 신주를 인수하고 기존 지분(구주)을 전액 감자할 경우, MBK파트너스는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홈플러스는 매각 과정에서도 고용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2만명에 달하는 직원 전원의 고용 승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회의론도 크다. 노조 측은 MBK가 매각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일방적인 회생 추진으로 점포 폐점과 고용 불안을 초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일단 법원이 홈플러스의 M&A 신청을 승인할 경우, 다음 달 10일로 예정됐던 회생계획안 제출은 매각 이후로 연기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채권단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산 절차를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