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 '미국 독주' 현상...전체 순매수액의 90% 차지

- 유가증권 1조8670억·코스닥 1430억 순매수…지난해 7월 이후 첫 전환 - 아일랜드 6000억 동참한 반면 캐나다·노르웨이는 각각 6000억·5000억 순매도 - 상장채권 11조3370억 순투자로 4개월 연속 기록…만기별 균등 분산 전략

2025-06-12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10개월 만에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미국 자금이 홀로 1조8000억원을 투입하며 투자 회복을 견인했지만, 유럽계 자금은 여전히 유출세를 나타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4개월 연속 순투자를 지속하며 장기 만기 중심의 안정적 투자 패턴을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 2조100억원을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67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430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나타낸 건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국가별 투자 흐름은 극명한 양분화 현상을 보였다. 미국이 1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며 투자 회복을 단독으로 이끌어갔다. 이는 전체 순매수액의 90%에 육박하는 압도적 규모다. 아일랜드도 6000억원어치를 매수하며 우호적 투자 흐름에 합류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 주요국들은 이탈 행렬을 이어갔다. 캐나다가 6000억원, 노르웨이가 500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네덜란드도 2650억원을 순매도하며 유럽계 자금의 지속적 유출세를 확인시켰다.

지역별 투자 패턴을 살펴보면 미국 독주 현상이 더욱 선명하게 부각됐다. 미주 지역이 1조2000억원, 아시아 지역이 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중동 지역은 600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미국 단일 국가의 매수 규모가 전체 미주 지역 순매수액을 상회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캐나다 등 다른 미주 국가들의 순매도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이같은 투자 회복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5월 말 기준 748조8000억원으로 집계돼 전체 시가총액의 26.7%를 차지했다. 전월보다 41조7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00조3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의 40.1%를 점유하며 압도적 지위를 굳혔다.

미국에 이어 영국이 91조2000억원(12.2%), 싱가포르가 54조1000억원(7.2%)을 보유 중이다. 미국의 보유 비중은 전월 대비 큰 변화가 없었지만 절대 규모는 크게 늘었다. 시장 전체 상승과 추가 매수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주식과 상반된 안정적 투자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은 5월 중 상장채권 16조6590억원을 순매수하고 5조3220억원을 만기 상환받아 총 11조3370억원을 순투자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순투자 기록으로 채권 투자의 일관성을 나타냈다.

채권 투자에서는 주식과 달리 지역별 균형 잡힌 참여가 두드러졌다. 유럽이 6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투자했고, 아시아가 3조1000억원, 중동이 9000억원을 각각 순투자했다. 주식에서 발을 뺀 유럽 자금이 채권으로 이동한 흐름으로 읽힌다.

종류별로 보면 국채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국채에 11조7000억원을 순투자한 반면 특수채는 4000억원을 순회수했다. 안전자산 선호 성향이 명확히 나타난 대목이다.

외국인의 채권 투자 전략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만기별 균형 분산이다. 잔존만기 5년 이상과 1~5년 미만 채권에 각각 4조7000억원씩 투자하며 리스크 분산에 나섰다. 1년 미만 단기 채권에도 1조9000억원을 배분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순한 수익률 추구를 넘어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와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5월 말 기준 잔존만기별 보유 현황을 보면 5년 이상이 132조7000억원(44.1%)으로 최대 비중을 차지해 장기 투자 성향을 뒷받침한다.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5월 말 기준 300조5000억원으로 상장잔액의 11.2%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10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국채가 274조6000억원으로 91.4%를 차지하며 안전자산 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투자는 자산별 이원화 전략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주식에서는 미국 자금의 독주와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대조를 이루는 반면, 채권에서는 지역별로 고른 참여가 펼쳐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