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으로 영역 넓히는 자동차 기업들...왜?

자동차 시장상황 전망 불투명하고, 방산 성장 가능성 높아 산업적 유사성 때문에 자동차 기업들의 방산 진출 수월

2025-06-11     박성진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동차 기업인 르노가 프랑스 국방부로부터 ‘드론 생산’을 요청받으면서, 방산업 진출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폭스바겐 역시 군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업계에서는 자동차 기업들의 방산 진출이 점차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르노는 프랑스 국방부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납품할 드론 생산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르노는 “정해진 것은 없다. 추가 설명을 기다리는 중”이라 발표했지만, 시장은 르노의 방산업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르노

이처럼 자동차 기업들이 방산시장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는 데에는 혹독한 시장상황, 자동차 제조업과 방위산업의 유사성이라는 이유가 있다. 

우선, 폭스바겐은 지난해 매출액 515조 4300억원, 영업이익 30조 3200억원, 신차 판매 900만대를 기록했으나, 전년대비 영업이익은 15%, 판매대수는 3.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9%로 기업의 최소 생존 기준이라 간주되는 5%를 간신히 넘기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르노는 폭스바겐보다 상황은 나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88조 1,6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6조 7,415억원을 달성했다. 글로벌 판매량 역시 226만대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영업이익 목표를 낮춰 잡는 등 시장전망이 좋지 않다. 매출액 감소분을 방산 분야에서 회복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할 수 있는 기회로 간주하는 것이다.

트럼프

반면, 방산시장은 호황이다. 특히 러우전쟁, 트럼프의 영향으로 유럽은 자체적으로 군비 증강을 준비하고 있다. EU의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정책’을 바탕으로 유럽산 무기 생산을 적극 지원하려는 움직임에 자동차 기업들이 진출을 고심한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제조업과 방산의 유사성 덕분에 산업 진출이 수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두 산업은 기술적으로 유사하고, 생산 인프라를 쉽게 전환하여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 변속기, 차체 등 필요한 핵심 부품과 시스템이 유사하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방산업에 진출하기 쉽다. 현대로템이 전차도 개발하지만, 장갑차도 같이 개발하는 이치다. 또한, 두 산업 모두 대규모 생산라인과 숙련된 인원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업종 진출이 다른 산업들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르노FT[출처=네덜란드

이를 증명하듯 폭스바겐과 르노는 이미 방산에 진출한 경험도 있다. 폭스바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프로드 자동차 ‘타입 181 모델’과 순항미사일, 지뢰를 생산했으며, 르노 역시 제1차 세계대전 때 ‘르노 FT’라는 경전차를 비롯해, 항공기 엔진, 포탄 등을 생산했다. 

이에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 방산업을 미래 성장분야로 보고, 진출을 타진하는 자동차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앞서 지난 10일 기아는 차세대 중형표준차(KMTV) 모델을 48년 만에 선보이며, 글로벌 방산시장에도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유럽시장에 소형 전술차량 400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방산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기아 관계자는 “아직 추가적으로 유럽시장에 진출 계획은 없다. 다른 자동차 기업들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 밝혔다. 

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