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역행' 철강업계, 새 정부 대응 강화할까
2050 탄소중립 말뿐…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재생에너지 사용 저조 지난 정부, 산업부문 감축 목표 낮춰…철강업종 감축 목표는 삭제 새 정부 들어선 만큼, NDC 및 철강업종 감축 목표 강화할지 주목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내년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 무역규제를 직면하게 될 철강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가운데 철강업종은 반대로 배출량이 증가해 탄소중립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철강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969만9009톤으로, 전년 대비 약 3.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2.55% 증가한 7197만1881톤을, 현대제철은 2.7% 증가한 2926만9107톤을 배출해 각각 배출량 전국 1위, 5위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으며, 산업 부문 대부분 업종에서도 배출량이 소폭 줄었다.
철강업종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역시 외국 기업과 비교해 낮은 편으로 드러났다. 국제환경단체 ASL과 스틸워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주요 전기로 기반 철강사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순위에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국내 철강사들의 탄소중립 현황은 '느린 발'이지만, 목표 설정 자체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8개 기후환경단체가 설립한 녹색철강시민행동은 지난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2030년 감축 목표를 20%에서 슬그머니 10%로 낮췄고, 현대제철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나 2040년 중간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채 짧은 동영상과 홈페이지 설명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더 큰 문제는 정책적 대응의 미비다.
지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수정하면서 산업부문 감축 목표를 기존 14.5%에서 11.4%로 낮췄고, 철강업종은 아예 업종별 감축 목표를 삭제했다. LNG발전 확대,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 등도 산업계의 구조적 탈탄소 전환을 지연시킨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당시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가 탄소중립 선언에 비해 지나치게 소극적인 ‘후퇴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정부와 반대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가 탈탄소 정책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U의 CBAM 전면 시행이 한 해 앞으로 다가온 만큼, 새 정부가 NDC 재조정과 함께 철강업종의 감축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및 재생에너지 공급 인프라 확대 등 실행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녹색철강시민행동은 “정부와 기업이 감축 목표로 제시했던 시점인 2030년이 불과 5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철강업체는 지금부터라도 빨리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