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IPO 기근…'차별화 전략' 경쟁 본격화 [초대형 IB, IPO 전략 진단]

IPO 시장, 중소형 딜 중심 시장 재편…초대형 IB 5사 각기 다른 대응 KB證, 리그테이블 1위...조직 개편·커버리지 확장 미래에셋證, ‘선별 수임’ 전략 고수…핑크퐁 등 하반기 주목 삼성證, ECM 팀 세분화로 대응력 강화 한투·NH, 조직 정비 통해 전략 유연성 확보 하반기 대형 IPO 재개 여부...전략 유효성 검증

2025-06-09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초대형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2025년 상반기(1~5월)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은 전체 공모 건수는 늘었지만 대형 딜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IPO 건수는 34건으로 전년 동기 27건 대비 25.9% 증가했다. 하지만 공모금액 1000억원 이상 대형 IPO는 2건에 그쳐 대형 딜 파이가 현저히 축소됐다.

이는 유동성 위축과 시장 변동성 확대 등 거시경제 환경 악화가 자본시장에 미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초대형 IB 5사(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는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위해 IPO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KB증권, 조 단위 대형 딜로 1위 수성...조직 개편·커버리지 확장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KB증권이다. 상반기 기준 LG CNS 등 6건의 IPO를 통해 누적 공모금액 1조2479억원을 기록, 조 단위 대형 딜을 유일하게 수임하며 리그테이블 1위를 지키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IB1·2그룹 조직개편을 단행, 주식자본시장(ECM)본부와 부채자본시장(DCM)조직을 통합해 기업금융 토탈 커버리지를 강화했다. 올해 들어선 기술특례 및 중소형 IPO까지 커버리지를 확장하며 리스크 분산도 꾀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채비·아이티켐·대한조선 등 대표 주관 IPO가 예정돼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변화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조직도 개편에 나섰으며, 이는 전략적으로 육성하여 시장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며 PE/신기술사업금융 Biz는 역량 결집을 통한 육성 강화를 위해 조직을 통합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선별 수임 전략...삼성은 ECM팀 세분화

미래에셋증권은 1조원대 딜로 기대를 모았던 DN솔루션즈의 상장 철회로 1위 반등 기회를 놓쳤지만, 기존 IPO 조직 체계를 유지하며 ‘선별적 딜 수임’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더핑크퐁컴퍼니(삼성증권과 공동대표) 등 주요 IPO가 예정돼 있으며, 현재까지 총 9건의 딜을 통해 리그테이블 2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IPO 조직 개편을 통해 ECM팀을 3개에서 4개로 확대했다. 인력을 유지한 채 팀을 세분화해 업무 분산과 내부 경쟁을 유도, 대응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딜 대응 범위 확대와 내부 효율화를 위한 개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투·NH, 내부 조정 통해 전략 유연성 확보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IPO 수장 교체 및 인력 재배치 등 내부 조정을 통해 전략 유연성 확보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연초 IPO 부문 수장을 교체하고 IPO를 담당하는 IB 그룹 내 인력을 재배치하고, 커버리지 중심 자본조달 컨설팅 중심의 전략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를 특정 부문의 축소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말 IPO 부문 수장을 교체한 이후, 신임 본부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업과의 접점을 넓히며 중소형 IPO에 집중하고 있다. ‘마더스제약’, ‘명인제약’ 등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IB 조직은 계약직 중심의 성과보상 구조로 인해 인력 이동이 잦다”며 “정기 인사나 전략 변화에 따른 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하반기 대형 IPO 성사 여부가 전략 유효성 가늠자

최근 IPO 시장에서는 파두·더본코리아 등 일부 상장사 이슈로 주관사의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 대형 딜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가치와 구조적 안정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초대형 IB 간 경쟁 역시 단순 점유율을 넘어 전략적 차별화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대형 IPO 재개 여부에 따라 각사의 전략 유효성이 검증될 것”이라며 “순위 경쟁을 넘어 수익성과 지속가능성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 하반기 IPO 시장엔 1조 원 이상 밸류에이션이 예상되는 더핑크퐁컴퍼니(미래에셋·삼성증권), 채비(KB증권) 외에도 마더스제약(NH투자·KB증권), 명인제약(KB증권), 아이티켐(KB증권), 대한조선(KB증권) 등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하반기 IPO 시장의 흐름에 따라 초대형 IB 간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