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상장 심사 ‘칼날’ 예고
해킹·공시 지연 사태에 거래소 신뢰 위기…상장 심사 기준 대대적 손질 금융당국, 자율규제 한계 지적…감독 권한 확대 가능성 주목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위믹스(WEMIX)의 해킹 사고와 공시 지연이 촉발한 논란이 확산하면서, 주요 거래소들이 상장 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위믹스의 거래 지원 중단 결정은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에 참여하는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4개 거래소가 공동으로 내린 조치다.
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위믹스는 2월 발생한 해킹 사고로 약 865만개 토큰, 약 90억원 상당이 유출됐다. 문제는 이 사고가 발생한 지 4일이 지난 후에야 위메이드 측에서 공식 공시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러한 공시 지연은 투자자 신뢰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DAXA는 발행사의 보안 수준과 공시 투명성이 상장 유지 기준에 포함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해당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상장 폐지를 단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6월 2일 오후 3시부터 위믹스의 거래 지원이 공식 종료됐다.
업비트와 빗썸 등 거래소들은 각각 공식 홈페이지와 공시를 통해 상장 기준과 거래 지원 종료 정책을 공개하고 있으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을 위해 상장 심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부는 위메이드가 제출한 거래 지원 종료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거래소의 상장 유지 여부 결정은 자율권에 해당하며, 거래소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 내린 조치임을 인정했다.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시장 내 발행사들의 보안 체계 강화와 공시 투명성 제고에 대한 중요성을 재확인시켰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상장 심사 기준이 보다 엄격해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DAXA 참여 거래소들은 앞으로도 공동으로 상장 심사 기준을 지속 보완하고, 위험 요소가 확인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 신뢰 회복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향후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상장 심사 체계에 대한 개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법제화 추진과 맞물려 거래소의 자율 규제 한계와 시장 리스크를 보완하기 위해 감독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투자자 보호를 위한 상장 절차 투명성 확보와 보안 요건 강화에 금융당국이 직접 관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강화한 심사 기준만으로는 투자자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감독과 규제가 병행되면서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위믹스 상장 폐지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상장 심사 기준 강화와 투자자 보호 조치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향후 유사 사건 발생 방지와 더불어 거래소의 책임 경영 및 금융당국의 감독 기능이 함께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