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대] 법정최고금리 인하 '카드', 제2금융권 현실은 대출 '컷오프' 우려

2025-06-05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꾸준히 주장해 온 법정 최고금리 인하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법정 금리를 낮춰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지만, 저신용 차주들이 대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컷오프’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법정 최고금리 인하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특히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전반에 걸쳐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실현될 경우, 이들이 오히려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과거부터 “서민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법정 최고금리를 15% 이하, 나아가 10%대까지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실제로 현재 연 20%인 최고금리를 10%대까지 낮추는 방안은 2022년 대선 당시 그의 1호 공약이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제2금융권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저축은행과 카드사 등의 조달 비용이 크게 상승했지만, 법정 금리 제한으로 인해 이를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5%를 넘어섰지만, 법정 최고금리 제한으로 인해 대출금리를 20% 이상 책정할 수 없어 고위험 차주 대상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최고금리가 더 낮아지면 우량고객 중심으로만 영업을 하게 되고, 취약차주들은 대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는 컷오프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은 실제로 최고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취약차주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21년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인하됐을 당시에도 불법 사금융으로의 이동률은 2.7%에서 3.8%로 상승했고, 관련 피해 상담 및 신고 건수도 3배 가까이 증가한 바 있다.

아울러 신용도가 낮은 차주들이 저축은행, 캐피탈,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 집중되는 구조가 심화되면서, 이들 업권의 부실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의 최근 정책공약집에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빠져 있는 등, 정책 추진에 신중한 기류도 감지된다. 대신 소상공인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사업 확대와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 등이 중점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