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대] 건설업계 ‘긴장 고조’…안전·노동·탄소 3중 압박
- 주 4.5일제·포괄임금제 금지 등 인력 운용 어려움 예상 - 건설안전특별법 부활·RE100 산업단지 도입 등 수주 전략 변화 예고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인수위 없이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건설업계는 본격적인 제도 환경 변화에 직면하게 됐다. 새 정부의 건설 정책 기조는 노동 보호, 안전 규제 강화, 탄소중립 실현을 핵심 축으로 한 구조적 재편이다. 건설사들에겐 기존 사업 관행의 전면 재검토가 요구된다.
가장 우선적으로 주목받는 분야는 안전이다. 이재명 정부는 기존 중대재해처벌법보다 강도 높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하청 통합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사전 예방 중심 안전 시스템, 안전 공시제도 등이 포함될 전망으로, 건설사의 안전 예산과 조직 개편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에서는 단순히 제도만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술자 자격체계 등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법인 마스원의 류보현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건설 기술자 자격제도 하에서는 자격 없이 경력만으로 특급 기술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현장 경험이나 책임 능력이 부족한 인력이 안전을 맡게 되는 구조”라며 “이런 제도 아래서는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류 대표는 이어 “실제 실력을 갖춘 기술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고, 젊은 세대가 현장에 유입될 수 있는 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라며 “이재명 정부가 현장 안전 강화와 더불어 기술자 자격체계 전반을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건설 업계에 안전과 자격제도 개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추진하게 될 노동시장 전반의 변화는 건설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줄 전망이다. 새 정부는 포괄임금제 금지, 주 4.5일제 도입, 정년 연장 등 노동 중심 정책을 일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포괄임금제 폐지는 프로젝트 단위로 유동적으로 운영되는 건설업의 특성과 충돌해, 일정 관리와 인건비 통제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에 주 36시간 근무제와 정년 연장까지 병행되면 중견·중소 건설사의 인력 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정책 또한 민간 건설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RE100 이행을 전제로 한 산업단지 조성과 탈탄소 설계 의무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는 공공 발주에만 적용되던 탄소중립 설계 기준이 민간 고층주거나 복합개발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공 기술력과 ESG 대응 역량이 곧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다만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대 자체는 업계에 긍정적이다. GTX-B 노선, 철도 지하화, 스마트시티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예고되어있다.
건설 업계 전문가들은 "SOC 예산 확대는 반가운 내용이지만 민간참여 방식이 수익 보장형 BTO보다 정부 부담이 적은 MOU 중심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지점"이라며 "민관 합작 방식이 확대되면 수익성 확보보다 리스크 분산 구조를 우선시해야 하는 만큼, 수주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과 율촌은 4일 발표한 이재명 정부 정책 예상 보고서를 통해 공통적으로 “이재명 정부는 입법 의지가 강하고, 이미 다수 정책이 입법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며 “2025년 하반기부터 안전·노동·환경 세 축에서 제도 시행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보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기업 환경의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점은 긍정적”이라며 “탄소중립이나 노동 제도 개편과 같이 산업 구조를 흔드는 이슈에 있어 정부와 건설업계 간의 협력 채널이 공식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