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미래 전기차 기술 '총출동'…"역대 최대 규모"
국내 최대 전기차 박람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5' 개막 95개 업체·451개 부스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 개최 "참가 업체, 일부만 전시해 구색만 맞춘 느낌" 불만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4일 EV트렌드코리아가 전시 이틀차를 맞았다. 대선 공휴일이 겹쳤던 개막 첫날과 달리 이튿날에는 관람객이 몰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거움을 체감할 수 있었다.
EV트렌트코리아는 2018년부터 개최돼 올해로 8회차를 맞은 국내 유일의 EV산업 전시회다. 완성차 업체는 물론 충전기 CPO사(망 사업자), 충전기 단말기 제조 업체, 화재예방 솔루션 업체, 배터리 업체 등이 참가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였다.
이번 EV트렌드코리아에 참가한 완성차 업체는 현대자동차, 기아, KGM였다.
현대자동차는 플래그십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을 전면에 내세웠고 7년만에 선보인 수소차 넥소 풀체인지도 주요한 전시 모델이었다. EV는 아니지만 친환경 파워트레인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진 전시였다. 현대차가 미래 수소 산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고, 넥소가 판매량이나 수익성에 관계없이 이를 상징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아 부스에서는 올해 선보인 PBV(Purpose-built vehicle), PV5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향후 포터, 봉고의 소형 상업차 자리를 PV5가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며 참가자들이 내부 공간과 편의성에 주목했다.
PV5를 한참동안 살펴보던 한 남성 관람객은 "생각보다 내부 공간이 훨씬 커서 2, 3열 시트를 떼어내면 지금 타는 포터보다도 오히려 적재를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고, 장기적인 유지비 면에서도 PV5가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GM은 토레스EVX와 무쏘EV를 전시했다. 작년 EV트렌드코리아엔 참가하지 않았던 KGM이 올해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며 당당히 참여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KGM은 현대차, 기아와 달리 BYD와 협업해 장착한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장착해, LFP의 최대 강점인 화재 안전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내 완성차 3사를 제외하고는 부스는 대부분 충전 관련 산업으로 꾸려졌다. 인터배터리나 일산 서울모터쇼에 비해 물리적 규모가 작아 완성차를 대거 전시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였다. 볼보트럭, BYD T4K 등 전동화 트렌드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상용차 부문이 빠져 아쉬움이 컸다.
한 참가자는 "생각보다 전시된 전기차의 종류가 작아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국내외 전기차를 두루 보고 싶었는데 참가 업체들도 자사 전기차 중 일부만 전시해 구색만 맞춘 느낌"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전시 규모 작지만... 충전기, 화재예방 등 관련 전시 풍성
완성차 전시 비중이 적은 대신 충전기 CPO사, 단말기 제조사, 화재예방 솔루션 기업 등 다양한 업체들이 총출동했다. 이번 EV트렌드코리아는 95개 기업이 451부스를 꾸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뤄졌다.
중앙에 부스를 크게 꾸린 이브이시스는 V2G 기술이 접목된 V2G충전기, 상업차용 1MW급 초급속 전력 공급이 가능한 메가와트 충전기, PLC모뎀이 탑재된 스마트제어 완속 충전기 등을 선보였다.
이브이시스 관계자는 "V2G나 1MW 충전기는 아직 국내 규격이 만들어지지 않아 상용화를 시키진 못하고 있지만 근미래에 산업의 장이 열릴 시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기술력을 갖췄다"며 "특히 현재 대형 전기 상용차들이 충전기 부족 문제, 충전 속도 문제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1MW 충전 관련 표준이 속히 마련돼 EV전환에 속도가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 부스가 위치한 워터(WATER)는 최근 2년 사이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충전 사업자다.
부스에 자리를 지키며 관람객을 맞은 유대원 워터 대표는 "현재 캐즘으로 인해 충전 사업자들이 큰 수익성을 내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워터는 단말기 제조가 아닌 망 사업에 집중함으로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유지보수망, 24시간 무중단 콜센터, 48시간 내 장애조치 등 고객 편의를 최우선한 서비스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완속충전기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에바(EVAR)는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를 전시했다. 차주가 직접 충전기를 끌고와 연결시키는 '카트형 이동식 충전기'와 충전기가 스스로 이동해 차량에 단자를 도킹시키는 '자율주행 기반 EV 충전로봇'이 그 주인공이다.
에바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전기차 캐즘이 지속되는 이유 중 하나는 충전 시설 부족이다. 구형 아파트는 새로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렵고 신형 아파트의 경우에도 충전이 가능한 주차자리가 한정돼 있어 EV차주들이 불편함을 겪는다"며 "자사의 제품처럼 이동식 충전기가 보편화되면 EV 보급에 크게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 규제들이 걸려 있어 기술 개발과 실증을 마쳤음에도 상용화를 시키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 안전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업체인 육송도 참여했다. 육송은 전기차에 화재가 나면 즉각적으로 스파크를 감지해 차 하단에서 물을 분사하는 기술을 갖춘 기업이다.
육송 관계자는 "작년 청라 화재사건으로 인해 자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아무래도 우리 제품 설치가 가격적으로 진입장벽이 있다보니 대중적인 시설로 자리잡긴 어렵지만 프리미엄 리조트나 아파트, 기업 시설 위주로 설비가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육송은 최근 LG전자 연구개발 센터, 인천 인스파이어 리조트에 설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EV트렌드코리아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EV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올해는 더 많은 기업과 관람객들이 함께하며 전기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체감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행사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한편, EV트렌드코리아는 오는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4일과 5일 양일에는 EV산업의 동향과 정책, 기술을 아우르는 컨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