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수출은 줄었는데... 외화벌이 쏠쏠한 중고차 수출, "인프라 지원 통해 산업 키워야"

2025-05-30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미국 발 관세 정책으로 국내 신차 수출량이 16% 이상 줄어든 가운데, 신흥국을 상대로 한 중고차 수출 산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이 발표한 산업분석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차 시장은 신흥국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장기적인 성장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신차 구매력이 약해지며,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가 중고차에 더욱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중고차 시장은 일본, 한국, 독일, 미국과 같은 경제 대국이 수출해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의 신흥국이 수입하는 구조다. 이 중 한국은 2024년 기준 수출량 53만3000 대, 수출액 47만4000억 달러를 기록한 주요 중고차 수출국이다. 

수출량 기준 1위는 리비아(12.1만대), 2위는 키르기스스탄(7.2만대)으로 양국이 36.2%의 비중을 차지한다. 

리비아는 구매력이 낮은 튀니지·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재수출 거점으로 저가 중고차가 주로 수출되는 반면,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 재수출 통로로 활용돼 준수한 상태의 고가 중고차가 주로 수출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수출량은 전년 대비 3.7% 감소한 반면 수출액은 6.7% 증가했는데, 평균 수출 단가가 높은 키르기스스탄향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중고 친환경차의 경우에도 2024년 2억4000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전년(2억 달러) 대비 20% 증가했다. 이는 중고차 수출업이 고부가 가치로 성장할 수 있다는 반증이다.

중고차 수출 선도 국가는 일본, 일본 선례 국내 산업에 시사점 커

이에 업계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중고차 수출 산업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좋은 선례로 참고할 수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EU 회원국으로 역내 무역에서 강점을 가진 독일 등을 제외하면 가장 선도적인 국가로, 우리나라 중고차 산업 발전을 위한 많은 시사점 제공한다.

일본은 2023년에 중고차 134만 대를 수출해 전년 대비 27% 급성장했고, 수출액은 1조1600억 엔으로 전년대비 20.6% 증가해 1조엔을 돌파했다. 휘발유 차량의 비중이 여전히 매우 높지만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량이 급성장하며 매출을 견인했다. 

일본이 이처럼 중고차 수출산업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중고차 시장 전반의 신뢰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현재 일본은 일본중고차수출업협동조합(JUMVEA), 일본자동차사정협회(JAAI)를 통해 중고차 성능 진단 후 증명서를 발급해주고 있으며, 이는 해외 중고차 수입업자들에게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고차의 품질 인증을 통해 국가와 브랜드의 신뢰도를 확보하면 향후 신흥국의 경제 성장으로 신차 수요가 늘어날 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수출 중고차 인증을 제도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중고차 시장에서 새롭게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의 경우에도 유사한 체계를 구축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는 만큼 한국도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더불어 중고차 수출 전용 복합단지 구축 등을 통해, 선적·품질인증 등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효율성을 증진하고 산업 자체의 인지도와 규모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중고차 수출이 활성화 되면 외화를 벌어들임과 동시에 중고차 판매가 활성화 돼 신차 구매 등 내수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EU, 미국 등 기존 수출국의 내수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신흥국의 성장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정부와 업계가 공조해 이 시장을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