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모펀드 '사회적 책임' 고려한 차등검사 도입…PEF ‘긴장’
- PEF 위탁운용사 검사 연 5개사 이상 확대...사회적 책임 고려 - 유상증자 16건 중 14건 중점심사 선정...특사경 인력 77% 증원 - 시장 자율성 존중하되 불공정거래엔 무관용 원칙 유지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PEF) 감독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PEF 위탁운용사(GP) 검사를 연 5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투자 규모와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에 따라 검사 범위를 차등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8일 금감원은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하며 자본시장 혁신 추진 현황을 종합 점검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장의 자율성은 존중하되 불공정거래 및 금융투자업계의 신뢰 훼손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 기조를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은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기록해 왔다. 개인투자자가 2014년 437만명에서 2024년 1410만명으로 10년간 223% 급증한 게 대표적이다.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1335조원에서 2303조원으로 72.5% 늘었고 금융투자회사 수는 144개에서 554개로 285%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 이면에 구조적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배주주 중심 의사결정과 반복되는 불공정거래가 시장 불신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이 2021년 779억달러에서 2024년 1215억달러로 56% 급증한 상황이다. 가상자산 시장 규모 역시 2023년말 43조6000억원에서 2024년말 107조7000억원으로 147% 폭증하며 국내 증시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균형 재정립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 확립 △시장 효율성 제고 등 3개 축에서 혁신을 추진해 왔다는 설명이다.
대표적 성과로는 유상증자 중점심사제도 도입을 들었다. 올해 2월 제도 시행 후 4월 말까지 전체 유상증자 16건 중 14건을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중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이 1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심사 과정에서 증자 당위성과 한계기업 투자위험, 주주 소통 절차 등에서 광범위한 정정사항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거래 대응체계도 전면 개편됐다. 선입선출식 사건 처리 방식을 중대사건 우선 처리로 바꾸고 자본시장특수사법경찰(특사경) 인력을 26명에서 46명으로 77% 늘렸다. SG증권 발 주가 폭락 사태와 MBK 사태 등 사회적 현안에 신속 대응한 것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또 PEF에 대한 감독 강화 의지도 두드러진다. 단기 수익만을 추구하며 사회적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는 시장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대응책 성격이다.
함 부원장은 "투자 규모, 법규 준수,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검사 범위와 수준을 차등화하고 PEF GP에 대한 검사를 연 5개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PEF GP 검사권 도입 이후 현재까지 총 18개 GP를 검사했다.
아울러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운영 성과도 제시했다. 공매도 재개 직후 치솟았던 거래대금 비중이 3월31일 11.2%에서 5월23일 3.3%로 안정화됐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도 4월 첫째 주 98건에서 5월 넷째 주 41건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현황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공·사모펀드의 상장법인 의결권 행사율과 반대율이 각각 91.6%와 6.8%로 전년(79.6%, 5.2%) 대비 개선됐다. 다만 국민연금(99.6%, 20.8%)과 공무원연금(97.8%, 8.9%) 등 주요 연기금에 비해선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시장과 적극 소통하며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자본시장 혁신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함 부원장은 "자본시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 운용회사, 관계기관, 투자자 등 모든 시장 참여자가 일관된 의지를 갖추고 중단 없이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