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후보 점검] 신한투자증권, '리스크 통제 역량 강화' 천명…'명운 건 모험' 승부수
올 1분기 1079억 순이익...1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 실적 반등 이뤘지만...실적 변동성은 '약점' 최근 '초대형 IB' 도전 공식화.."인가 준비 진행 중" '집단 책임제 도입' 등 리스크 통제 역량 강화로 차별화 시도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를 향한 '불안한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1300억원의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운용 손실을 털어내고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1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실적 회복의 기반은 마련했으나, 실적의 지속성과 안정성은 경쟁사 대비 여전히 의문 부호가 따라붙는다. 이에 신한투자증권은 내부통제 체계를 전면 손질하며, 리스크 통제 역량 강화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차별화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1300억 손실 충격 넘겼지만…지속 가능성은 '글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176억원, 당기순이익 107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9%, 42.5% 증가한 수치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ETF LP 역할을 수행하던 과정에서 약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며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2024년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3725억원, 순이익 2458억원으로 각각 47.2%, 143.6%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해외 대체자산 평가손실과 주식시장 침체 영향이 겹치며 4분기에는 영업손실 21억원, 당기순손실 30억원으로 일시적 적자 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1분기 실적 반등은 주로 IB과 자기매매 부문이 견인했다. IB 수익은 전년 대비 39.4%, 자기매매 수익은 61.7% 급증했다. 반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역성장이 나타났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9.6%, 금융상품 판매 수익은 6.2% 각각 감소해 실적 전반의 균형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1300억원 손실의 진원지였던 '홀세일그룹'은 2025년 들어 사업부 체계에서 사라졌다. 신한투자증권 내부에 따르면 사건 이후 해당 부문은 해체됐고, 관련 기능은 ‘S&T그룹’으로 통합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2025년 1분기 보고서상 ‘국내·외 법인 대상 투자금융, 자산관리, 금융상품 판매, 법인 분석’ 등 홀세일 기능이 S&T그룹 항목에 포함돼 있다.
자기자본은 5조5077억원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초대형 IB 지정의 정량 요건은 충분히 충족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초대형 IB 도전을 공식화했으며, 내부적으로도 인가 신청을 위한 실무 회의체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초대형 IB 신청과 관련해 내부 회의체를 구성하고 인가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리스크 통제 강화에 ‘사활’…차별화 전략 본격화
이에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인가 경쟁에서 ‘리스크 통제 역량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내부통제 사안 발생 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는 ‘집단 책임제’를 도입했다.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선제적 통제 시스템으로, 내부통제를 강조하는 당국 심사 기준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준법감시관리자 인력을 대폭 확대하고, '감사정보분석팀'을 신설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전사적으로 정비했다. 준법감시관리자는 내부통제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감사정보분석팀은 미들·백오피스 주요 부서의 일일 리스크 모니터링을 재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조치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1300억원 규모의 ETF LP 손실 사건 이후 구성된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의 후속 대책 중 하나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실적 일관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도 중요하지만, 고객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라며 “비상경영체제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지속해 나가면 실적 역시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가 사실상 '막차'...지속 가능성 확보 관건
금융당국은 오는 3분기 중 초대형 IB 신규 지정을 심사할 예정이다. 2017년 5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NH투자·KB증권)가 지정된 이후 첫 추가 지정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초대형 IB 지정 요건이 정성평가 중심으로 대폭 강화되면서, 지정 문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개편되는 정성 평가 항목에는 ▲대주주의 제재 이력 ▲2년 이상 유사사업 경험 ▲내부통제 시스템의 실효성 등이 포함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며, 지정 여부가 향후 대형 딜 수행 역량과 운용 사업 확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초대형 IB 인가 경쟁에는 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해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다수 증권사들이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안정적인 이익 체력, 키움증권은 리테일 기반을 각각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고 1분기 실적 반등을 이뤘지만, 실적 안정성,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은 경쟁사 대비 약점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