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왜 일본·대만에 밀렸나?
국내 기업,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양산 지연...프로토타입 단계 머물러 일본·대만, OLED 건너뛰고 차세대 기술 선점으로 XR 시장 주도 수율 문제와 높은 단가가 상용화의 주요 걸림돌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일본, 대만 등이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성공하며 XR(확장현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은 아직 양산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과 대만이 OLED 시장 경쟁을 건너뛰고 차세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대만은 LCD와 OLED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하자 차세대 기술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 등에 일찍부터 투자했다”며 “국내 업체들은 OLED 시장에 집중하느라 차세대 기술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다”고 말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Micro Display)는 매우 작은 크기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1인치 정도의 소형 화면에서 높은 픽셀 밀도(PPI)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마이크로 LED, OLEDoS, LCoS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며 AR, VR, XR, 스마트워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에 주로 사용된다.
일본·대만이 디스플레이 산업 패권이 한국과 중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LCD와 OLED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하자,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와 같은 차세대 기술에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소니는 애플의 비전프로에 화이트 OLED 기반 올레도스(OLEDoS)를 전량 공급하며 상용화에 성공했다. 소니는 실리콘 웨이퍼에 유기물을 증착하는 올레도스 기술을 통해 빠른 응답속도와 높은 명암비를 구현해 몰입감이 중요한 XR 헤드셋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만 역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만의 패널 제조사들은 LCoS(실리콘 기반 액정) 기술을 활용해 고휘도 특성을 갖춘 AR 글라스용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국 세트 업체들과 협력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엘코스를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라온텍 등의 중소기업도 패널 제조는 대만에 외주를 주고있는 상황이다.
또한 마이크로 LED 기술에서 선두에 있는 대만은 지난 SID 2025에서 마이크로 LED 기반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 AR 글래스 등을 다수 선보였다.
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화이트 올레도스 기반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상용화 및 양산에는 이르지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3년 미국 마이크로 OLED 업체 이매진(eMagin)을 인수하며 RGB 올레도스 기술 확보를 시도 중이다. 지난 SID 2025에서 5000ppi 초고해상도와 1만5000니트 밝기의 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의 전반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단계”라며 “반도체 급의 장비가 필요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소니 등 현재 양산에 성공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패널에 수율 관련 지적을 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레도스 등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은 반도체급 정밀 공정이 요구돼 수율 확보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며 “낮은 수율로 양산을 진행할 경우 수익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옴디아는 애플 비전프로에 공급한 소니의 올레도스 수율이 50% 이하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