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 '집중'... 수익률 개선 시동
농협은행, 1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 23조9832억원... 5대 은행 중 꼴찌 전년 동기 대비 적립금 증가율 5대 은행 중 가장 낮아... 12.2%에 그쳐 수익률도 부진... 퇴직연금 총 6개 상품 분류 중 5개 항목이 5대 은행 중 최하위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은행이 퇴직연금 사업에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상품군을 확대하는 등 활성화 노력을 지속 중임에도 적립금 규모와 수익률에서 타 은행에 뒤처지는 모습이다. 농협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선두권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차별화 전략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녹색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확인한 결과 올 1분기 말 기준 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3조9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수치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해당 기간 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이 5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가운데 가장 낮았다는 점이다. 타 은행의 경우 하나은행이 18.56%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우리은행(13.91%), 국민은행(12.66%) 순이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다시 한번 5대 은행 중 최하위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1분기 말 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1조3738억원으로 5대 은행 가운데 최저였는데, 올 1분기에도 순위 변동은 없었다. 올 1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순위는 ▲신한은행(46조3974억원) ▲국민은행(42조7627억원) ▲하나은행(41조2443억원) ▲우리은행(27조6017억원) ▲농협은행(23조9832억원) 순이었다.
증가율에서 밀리자 타 은행과의 적립금 격차 역시 확대됐다. 지난해 1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4위 우리은행과 5위 농협은행의 적립금 격차는 2조8570억원이었으나 올 1분기 말에는 3조6185억원으로 커졌으며, 같은 기간 1위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의 격차는 19조8123억원에서 22조4142억원으로 벌어졌다. 농협은행으로서는 퇴직연금 사업에서의 '열세'가 한층 심화된 셈이다.
이와 함께 농협은행은 퇴직연금 수익률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1분기 말을 기준으로 퇴직연금과 관련된 총 6개 상품 분류 가운데 무려 5개 항목의 수익률(최근 1년간 운용수익률)이 5대 은행 중에서 가장 낮았던 것이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해 1분기에도 4개 항목에서 수익률 꼴찌를 달린 바 있다. 수익률 부진이 개선되기는커녕 1년만에 더욱 악화됐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보면 농협은행은 올 1분기 말 원리금 보장형 확정급여형(DB형·3.36%), 확정기여형(DC형·3.14%), 개인형 퇴직연금(IRP·3.06%)과 원리금 비보장형 DC형(2.58%) 및 IRP(2.67%)에서 각각 최저 수익률을 남겼다. 특히 원리금 비보장형 DC형과 IRP의 수익률 부진이 두드러진다. 5대 은행 가운데 두 항목에서 모두 2%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농협은행) 고객의 투자 성향으로 인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다른 은행보다 떨어지는 것"이라며 "투자 성향상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도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 비중이 높아 지난해처럼 해외주식 등 주식 수익률이 채권 대비 높았던 해에는 수익률 차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은행은 이처럼 타 은행 대비 부족한 퇴직연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일례로 농협은행은 지난해 수익률 관리 조직을 '퇴직연금수익률관리센터'로 확대하는 등 관련 부서를 재정비했으며, 퇴직연금 전반의 서비스 개선 또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NH투자증권과 협업해 상장지수펀드(ETF) 105종, 펀드 528종 등으로 상품 라인업도 확장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적립금 규모와 수익률 등에서 부진이 계속됨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이 퇴직연금 사업 전략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농협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의 후발주자인 만큼 선발주자들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지금처럼 고전하는 분위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주요 은행들보다 6년 정도 퇴직연금 시장 진입이 늦었다"며 "(농협은행이) 먼저 시장에 들어온 다른 은행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며 퇴직연금 사업의 외형을 키웠는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농협은행이 고객의 수익률 등을 위해 얼마나 차별화된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다른 은행과 서비스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 현재 상태가 계속된다면 (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사업이 앞으로도 부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경쟁력 강화 방안과 관련해 "개인고객에 대한 직원 컨설팅 경쟁력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비대면 편의성 개선을 통한 고객관리 강화를 병행 중"이라며 "퇴직연금 비대면 채널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최다 지점망을 가진 농협은행의 장점을 활용하고자 전국 지역별 퇴직연금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며 "올해 개인고객마케팅팀을 신설해 마케팅 및 영업점 직원 교육을 위한 컨설팅 인력도 계속해서 충원 중"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