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후보 점검] 하나증권, 실적 지속성·내부통제 강화 '숙제'

하나증권, 초대형IB 인가 신청 준비 마무리 자기자본 6조 돌파...정량 요건은 충족 다만 실적 지속성은 '글쎄'...핵심 사업 모두 후퇴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시선도 엇갈려

2025-05-23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초대형
초대형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하나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관건은 실적의 지속 가능성과 내부통제 리스크를 둘러싼 평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과 함께 자기자본 6조원을 돌파하며 정량 요건은 충족했다. 다만, 기업금융(IB)·해외사업 등 핵심 부문 실적이 하락세를 보인 데다 채권 돌려막기 이슈로 기관경고까지 받은 점은 금융당국의 정성 평가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흑자 기조 유지에도…'실적 지속성’ 숙제 여전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58억원, 순이익 753억원을 기록했다. 흑자 기조는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16.2% 감소하며 실적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하나증권은 올해 1분기 자기자본 역시 6조원을 돌파하며 초대형 IB 지정 요건 중 하나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정량 기준은 무난히 충족한 상태다. 하나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 6조253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의 실적 등락은 2023년부터 이어져 왔다. 2023년 2~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같은해 4분기 당기순이익도 -278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후 2024년 들어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 1420억원, 당기순이익 225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2024년 분기별 흐름을 보면 실적 회복세가 완전히 안착됐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2024년 1분기 1090억원에서 2분기 517억원, 3분기 350억원으로 감소했고, 4분기에 영업손실 538억원으로 다시 적자 전환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1분기 900억원에서 2분기 413억원, 3분기 506억원, 4분기 433억원으로 등락을 반복하며 탄력 있는 반등에는 실패했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홀세일, 기업금융, 해외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일제히 후퇴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 1분기 홀세일 부문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0% 감소했고, 기업금융 부문은 470억원으로 7.6% 줄었다. 특히 해외부동산투자신탁 관련 손실 인식 등으로 종속기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33억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 490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내부통제 리스크, 인가 심사 변수로 작용

내부통제 리스크 역시 인가 심사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랩·신탁) 계좌 운용 과정에서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 등 불건전 영업 행위로 금융당국으로부터 30억원대 과태료와 함께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이로 인해 내부통제 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초대형 IB 인가 심사의 정성 평가 항목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다만,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가 ‘영업정지’와 같은 강도 높은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기관경고 수준의 징계는 분명한 경고신호지만, '영업정지’에서 '기관경고'로 수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유연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하나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도입과 자금세탁방지실 조직 신설 등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으며, 내부통제교육 및 현장점검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대형 IB 인가 준비 마무리...하반기 심사 앞둬

하나증권은 현재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위한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내부 제도, 시스템, 인력은 모두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인가 즉시 안정적인 조달 채널 확보와 모험자본 공급 확대, 금융그룹 내 시너지 창출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대규모 단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IB 및 운용 부문 강화를 위한 재원 마련이 가능해진다. 현재 초대형 IB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4조 이상'을 충족한 증권사는 하나증권(자기자본 6조253억원) 외에 키움증권(5조6478억원), 메리츠증권(7조3670억원), 신한투자증권(5조5077억원) 등 총 4곳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 중 초대형 IB 신규 지정을 심사할 예정이다. 지정 요건은 정량 요건 외에도 정성 평가 요소로서 내부통제 체계, 리스크 관리, 소비자 보호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는 방식으로 강화되고 있다. 특히 2026년부터는 기준이 더 까다로워질 예정이어서, 올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향후 지정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IB 지정은 단순한 정량 요건 충족을 넘어, 실적의 지속성이나 내부통제 체계의 실효성과 같은 정성 평가 요소에서의 경쟁력이 관건”이라며 “지정 여부는 금융당국의 판단 기준과 각 증권사의 대응 전략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하나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