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 AI 콤보 2025] 삼성전자의 마법...기존 공간 최대한 활용했더니 건조 시간은 줄고 에너지소비효율은 ↑ (1)
축대에 순환 시스템 추가...외형 유지하고 드럼통 크기는 늘려 커다란 드럼통 안에서 여유롭게 공기 순환되고 축대 내구성은 ↑ 카드 한 장 겨우 들어가는 촘촘한 핀 배치...전열면적 넓혀 건조효율 ↑ 여유로운 하부공간, 대용량 자동세제함...원하면 두 통 다 세제함으로 공간 효율 집중했더니...1등급 최저기준보다 전기 45% 절약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삼성전자의 2025년형 비스포크 콤포(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전작 대비 세탁건조 시간을 쾌속코스 기준 20분 줄였다. 건조의 핵심 원리에 집중해 기존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더니 건조 시간도 줄이면서 에너지소비량까지 최저기준 대비 45%나 줄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어떻게 이 '마법'을 이뤄냈을까?
■ 세탁기 크기는 그대로, 하지만 공기 순환 구조는 더 효율적으로...'덕트 시스템'의 발견
세탁과 건조 중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단연코 건조 기능이다.
공기 순환이 건조에 중요하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세탁기 크기는 한정돼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뜨거운 공기가 축축한 의류에 골고루 닿지 않고 윗쪽으로 빠져나가는 문제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기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집중했다.
성종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오늘(22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열풍이 세탁조를 통과해 뒤쪽으로 나간뒤 다시 열교환기로 들어가야 가장 효과적인 시스템이 되는데, 그러려면 문제는 뒤쪽에 공간을 만들어야한다는 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제품의 깊이를 더 늘리면 설치공간의 제약이 생긴다. 용량을 줄이면 통이 작아진다. 이 안에서 빨래가 잘 돌지 못하면 또 건조성능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걸 개선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이미 있던 축대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세탁기 뒷편에는 드럼통을 지지하는 축대가 있는데, 축축한 옷감을 견뎌야하는 만큼 무겁고 큰 부품이다. 이 부품에 공기순환이 되는 부분을 추가하기로 했다.
성 상무는 "기계의 부피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덕트(공기순환부)를 어떻게 추가할 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기존 축대와는 다르게 터브(드럼통)에 덕트 구조를 매립시켰다"고 말했다.
있던 부품에 공기순환부를 추가한 삼성전자만의 덕트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성 상무는 "그 결과 일체형이면서 용량도 늘리고, 덕트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지금 우리 세탁기 폭이 27인치인데, 같은 27인치 세탁기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우리 제품이 가장 통이 크다"고 말했다.
내구도도 더욱 강화했다.
성 상무는 "내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덕트가 추가된 뒷부분이다. 그 축이 모든 하중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구성을 유지하기 위해 축대 부품을 크게 키우고, 커버는 스틸 소재를 썼다. 기존의 25kg 세탁기보다 내구성을 강하게 설계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자동세제 투입장치? "당연히 용량이 커야죠"...여유로운 하부 공간에 대용량 세제함
드럼통의 크기를 유지했더니 세제함도 커다랗게 비치할 수 있었다.
성 상무는 "자동세제 투입장치는 용량이 커야 된다고 생각했다. 매번 세제 넣고, 섬유유연제 넣는 번거로움을 해결해주는 기능인데 용량이 작아서 자주 채워야한다면 불편하지 않나"며 "하부에 공간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서 자동세제 투입장치는 하부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 세제함은 AI 맞춤 세탁 기능과 연계돼 있다.
성 상무는 "운동복에 흔한 방수 재질은 세탁 시 마찰이 너무 많으면 좋지 않다. 이런 소재의 경우 세탁기가 이를 감지하면 세제는 조금만 들어가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원하면 섬유유연제함도 세제함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성 상무는 "하부에 세제함도 있고 섬유유연제함도 있지만, 섬유유연제를 많이 안 쓰는 가정이라면 두 통 다 세제함으로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카드 한 장도 겨우 들어가는 촘촘한 응축기...건조의 원리에 집중하니 전기도 적게 쓰네
기존 공간을 활용한 것은 덕트 시스템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응축기(공기를 차갑게 해 수분을 빼앗는 부품)를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 건조 효율을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응축기의 얇은 판들을 가리키며 "가운데의 관으로 냉매가 지나가는데, 둥그런 관만으로는 공기와 접촉면이 적다. 그래서 관 주변에 이렇게 판들을 부착해 관이 확장된 효과를 줬다"고 말했다.
접촉면이 넓을 수록 건조 성능이 좋아진다는 점에 주목해 냉매관 주변에 수많은 날개를 달고, 그 날개를 더욱 촘촘하게 배치한 것이다.
응축기의 핀(fin: 냉매관 주변에 촘촘하게 부착한 판) 사이 간격은 신용카드 한 장이 겨우 들어갈 만큼 촘촘했다.
이렇게 촘촘하게 배치하니 면적이 8.5% 늘었다. 업계에서는 '전열면적'이 확대됐다는 표현을 쓴다.
전열은 열이 교환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면적이 늘어난 만큼 열이 교환되는 정도도 늘어난다.
성 상무는 "응축기 근처에 지나간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수분을 빼앗는 원리다. 이 때 그 습도를 얼마나 빨리, 확실하게 뺏느냐가 건조성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제품으로도 경쟁사와의 건조시간 대결에서 압승한 바 있다. 중요한 점은 전기를 더 많이 갈아넣어서 건조를 빨리하게 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모터를 더 빨리 세게 돌리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건조의 핵심 원리에 집중하면서 에너지소비효율도 강화했다.
성 상무는 "에너지소비효율도 1등급 최저기준보다 45% 더 줄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