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은행 연체율 0.53%로 하락…대규모 연체채권 정리 효과
중소기업·가계대출 연체율 뚜렷한 개선…대기업은 소폭 상승 연체채권 정리 4조 돌파…신규 연체는 여전히 증가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은행권의 대출 연체율이 3월 들어 소폭 하락 전환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대폭 확대되며, 신규 연체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연체율을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부문에서 연체율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3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3%로, 전월 말(0.58%)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연초 이후 이어졌던 연체율 상승 흐름이 멈추고 첫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체율 개선의 핵심 배경으로는 연체채권 정리 규모의 급증이 꼽힌다. 3월 한 달 동안 은행권이 정리한 연체채권 규모는 4조1000억원으로, 전월(1조8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개선을 위해 연체채권 매각 및 상각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규 연체 발생액은 오히려 증가했다. 3월 신규 연체액은 3조원으로, 2월(2조9000억원)보다 1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규 연체율은 0.12%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아직 연체 발생 위험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62%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76%로 0.08%포인트 하락하며 개선폭이 컸다. 이중 중소법인 연체율은 0.80%로 0.10%포인트 하락,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0.71%로 0.05%포인트 하락하는 등 전반적인 회복세가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1%로 전월(0.10%) 대비 소폭 상승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대기업의 경우 연체율 자체는 낮지만, 일부 개별 기업의 부실이 지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부문에서도 완만한 개선세가 관찰됐다. 가계대출 전체 연체율은 0.41%로 전월(0.43%)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연체율은 0.79%에서 0.10%포인트 하락한 0.69%로 나타났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과 동일했다.
금감원은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및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한편, 취약차주의 상환부담 경감을 위해 연체우려 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번 연체율 하락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금리 고점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소비자와 중소기업의 상환 여력에 따라 2분기 이후 연체율 재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연체율 동향과 취약차주 대응 계획 등을 바탕으로 상반기 중 추가 관리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은행권 역시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한 자체 계획을 수립 중이며, 필요시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