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역주택조합 118곳 전수조사…전문가들 “현장 벌써 대비 완료했을 것”

- 실태 파악뿐, 조합 직권 해산하거나 조합원 피해 복구할 수 있는 수단 없어 - 전문가들 행정조사 한계에 실효성 의문, ‘서류 맞추기’등으로 회피 우려

2025-05-20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서울시가 조합원 피해 예방을 명분으로 지역주택조합(지주택) 118곳에 대해 10월까지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된 지주택 피해 사례에 대한 첫 공식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일각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장에선 이미 조사에 대비한 '서류 세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행정조사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핵심 문제는 건드리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조합 비리 ▲허위·과장 광고 ▲용역계약 남용 ▲조합원 자격 문제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실태조사를 거부하거나 조사 결과 위법 정황이 확인될 경우 고발 등 행정 조치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행정조사는 강제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조합 측이 제출한 자료의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기껏해야 형식적 대응에 그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미 현장에서는 조사 발표 직후 일부 조합들이 ‘감사 대응용 서류’를 새로 정리하거나, 회의록과 계약서류를 재작성하는 등 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정비 전문가들은 “이미 여러 차례 조합원 민원과 언론 보도가 있었던 조합일수록 조사 경험이 풍부하고, 조사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압박은 아니다”라며 “행정력만으로는 조합의 실질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서울시는 이번 조사 이후에도 실태 파악에만 머물 뿐, 해당 조합을 직권 해산하거나 조합원 피해를 실질적으로 복구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다. 현행 주택법상 조합 해산이나 사업 중단은 명백한 불법이 확인될 경우에만 가능하며, 그나마도 조합원 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결국 전수조사는 ‘고강도 행정조사’라는 이름을 달았을 뿐, 실질 개입 수단은 부족한 상태다.

부동산 정책 전문들은 “지주택 피해는 설립 이전인 모집 단계에서 발생하는데, 이번 조사는 어디까지나 사후 대책에 그친다”며 “모집 단계 인가제 도입, 회계 감시 시스템 구축 등 근본 대책 없이는 피해 예방 효과도 크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한 "조합원을 위한 정보 제공 확대와 피해 상담센터 운영도 병행되지만, 실질적인 피해자 구제나 책임자 처벌이 뒤따르지 않으면 시민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