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로 브라질산 닭 수입 막혀...치킨업계 '치킨게임' 시작되나

브라질산 닭 수입 중단...중소 치킨업체 공급망에 ‘비상등’ 지코바·노랑통닭 등 수입 의존 브랜드, 대체재 확보 고심 대형 프랜차이즈는 영향 제한적...업계 내 원가 경쟁 ‘치킨게임’ 우려

2025-05-20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브라질산 닭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원가 부담이 큰 중소 치킨업체들 사이에 가격·공급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5일 선적분부터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 가금육 및 관련 생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주 내 양계장에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닭고기 수출국이자 우리나라 수입 닭의 주 공급처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닭고기 수입량 5만1147톤 중 88.4%인 4만5211톤이 브라질산이었다. 대체 수입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수입 제한은 국내 공급망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직격탄을 맞은 것은 브라질산 닭고기에 의존해 온 중소 치킨 프랜차이즈들이다.

지코바치킨은 순살치킨 전 제품에 100%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는 업체로, 수입 금지 발표 직전인 지난달 21일부터 이를 공식화한 바 있다. 지난해 국내산으로 잘못 표기해 적발된 뒤, 수입산 사용 방식을 투명하게 전환했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재고 확보와 대체 수입처 모색에 비상이 걸렸다.

노랑통닭도 현재 브라질산 닭고기 재고 현황을 파악 중이다. 공급 상황에 따라 국내산 전환이나 임시 수입처 확보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단가 상승과 물량 확보라는 이중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BBQ·bhc·교촌 등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BBQ는 ‘크런치 순살크래커’ 등 일부 제품에만 브라질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bhc는 전 제품에 HACCP 인증 국내산 닭을 사용하고 있다. bhc는 앞서 순살 메뉴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했으나, 지난해 전 제품의 닭고기를 국내산으로 바꿨다. 교촌치킨은 국내산과 태국산 닭을 함께 사용하며, ‘점보윙’ 메뉴에 태국산을 활용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대형 브랜드는 이미 국내산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어 리스크가 낮지만, 중소 프랜차이즈는 원가 부담과 수급 불안 속에 가격 인상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며 “브랜드 간 점유율을 둘러싼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국 ‘치킨게임’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치킨게임’은 경쟁자들이 서로 양보 없이 버티다 결국 모두 손해를 보는 상황을 뜻하는 경제 용어다. 현재 치킨업계는 단가를 떠안은 채 시장 점유율 유지를 시도할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반발을 감수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같은 관계자는 “정부는 일시적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공급난이 장기화될 경우 영세 브랜드들은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다”며 “수입처 다변화나 국내산 안정 공급 방안 등 업계 전반의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