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글로벌 인재 확보 총력전...삼성전자, 외국인 디자인 총괄 사장 첫 영입 등 속도전

- 삼성전자, 애플 지멘스 GM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잇단 영입 - 현대차, 퍼거슨 전 하원의원 등 미국 네트워크 전진 배치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트럼프 대통령 등 잇단 만남 - 최태원 "해외 고급두뇌 더 유치해서 미래 산업 발전 원동력"

2025-05-19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글로벌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기업 출신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 대응한 대미(對美) 라인 인재를 확충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중 애플·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출신 인사들을 연이어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의 '기술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최재인 전 애플 디렉터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개발실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최재인 부사장은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재로 애플 디렉터로 근무했다.

김진묵 전 볼트테크 한국 대표는 삼성전자 MX사업부 삼성 케어플러스팀 담당 임원(상무)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진묵 상무는 과거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골드만삭스 등에서 일한 전략·금융 컨설팅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문성만 상무는 지멘스 출신으로 삼성전자 기획팀 담당 임원으로 영입됐다. 그는 미국 유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지멘스 헬시니어스에서 근무했던 인재다. 

또한 윤승국 상무는 제너럴모터스(GM) 출신으로 삼성리서치 로봇센터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윤승국 상무는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박사 획득 후 GM 자율주행 사업 부문 크루즈의 스태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특히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로 평가받는 마우로 포르치니를 미등기임원으로 영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포르치니 전 펩시코 최고디자인책임자(CDO)를 디바이스경험(DX)부문 신임 CDO를 맡게 됐다. 삼성전자가 외국인을 디자인 총괄 사장에 앉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우로

북미 유통 전문가로 꼽히는 소피아 황-주디에쉬는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실 담당 임원(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피아 황 부사장은 토미힐피거 북미 대표·허스슨스 베이 백화점 사장 등을 지냈다.

김주영 상무는 메타 출신이며 영상디스플레이서비스 비즈니스팀 담당 임원으로 영입됐다. 김주영 상무는 과거 메타 리얼리티랩에서 호라이즌 OS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초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한 '삼성다움 복원 및 가치 교육'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 와야 하며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을 돌파하기 위한 대응책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정관계 네트워크에 정통한 인물들을 그룹 내 핵심 보직에 배치해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5월1일자로 HMG워싱턴사무소장에 공화당 소속인 드루 퍼거슨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을 선임했다. 앉히면서 방점을 찍었다. 

드류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북미통'인 호세 무뇨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사상 첫 외국인 CEO로 임명했다. 

같은 해 주한 미국대사 출신 성 김 현대차 자문역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외교 라인도 강화했다.

이른바 '워싱턴 리스크'를 인재 확보를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또 2023년 8월 신설된 현대차 글로벌 대관 조직인 글로벌 폴리시 오피스(GPO)가 대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GPO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을 지낸 김일범 부사장을 필두로 외교부·산업부·학계 등 민관 출신 전문가들이 포진한 조직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전부터 관세·투자 압박에 대비하는 등 그룹 차원의 대미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미국 현지 네트워크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후로 한-미 가교 역할로 주목받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두 번째로 만났다. 그 장소는 중동의 카타르였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셰이크 타밈 반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이 현지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루사일 궁전에서 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정용진 회장은 이 자리에 함께한 사람 가운데 유일한 한국 기업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4월말 정용진 회장 초청으로 입국해 주요 인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앞서 정용진 회장은 작년 12월, 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았다. 그는 5박 6일 동안 현지에 머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식사도 했다.

SK그룹은 작년 3월, SK그룹은 북미 대외협력을 총괄하는 SK아메리카스를 신설했다. 북미지역 사업전략을 담당해왔던 'SK USA'와 그룹 계열사들이 각각 보유한 대외협력 조직을 통합해 출범한 법인이다. 유정준 SK이노베이션 E&S 부회장이 SK아메리카스 대표이다. 작년 7월에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작년 12월 SK아메리카스 미주 GR 총괄에 임명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고급인재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결국 두뇌 순유출국이 된 것"이라며 "해외 고급두뇌를 더 유치해서 미래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연초 황상연 소장을 워싱턴사무소장으로 임명하는 등 미국 대외 협력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으며 '미국통' 인사를 전진 배치하는 인사 전략을 병행, 대미 접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