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순익 6353억, NH농협생명의 9.8배...5대 생보사 격차 심화
- 삼성생명 6353억 순익...타 생보사 대비 9.8배 차이 - 보장성 보험 쏠림 현상...K-ICS 비율 일제히 하락세 - 금리하락·시장변동성 확대...하반기 보수적 전략 불가피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삼성생명이 1분기 생명보험 업계 실적 감소 속에서도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635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한화·교보·신한·NH농협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은 일제히 실적이 줄어들었다. 이중 한화생명이 19.7%로 가장 큰 폭의 순이익 감소율을 보였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생명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생명이 6353억원으로 생보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반면 2위권인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3153억원과 2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와 19.7% 감소했다. 신한라이프는 1652억원으로 7.1% 증가했으나 이는 유가증권 관련 일시적 투자손익 확대 효과로 분석된다. NH농협생명은 651억원으로 17% 줄어든 모습이다.
순이익 규모에서 삼성생명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삼성생명의 1분기 당기순이익 6353억원은 2·3위인 교보생명(3153억원)과 한화생명(2957억원)의 합계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특히 5위 NH농협생명(651억원)과는 9.8배 차이를 보이며 업계 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실적 차이는 회사별 영업 전략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비롯됐다. 삼성생명은 보험손익이 CSM(보험계약마진) 상각익 증가와 예실 차 개선 효과로 2779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났다. 투자손익 또한 5630억원으로 0.4% 소폭 증가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와 달리 한화생명은 지난해 종신보험 시장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순이익이 19.7% 감소한 2957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 역시 투자손익이 2423억원으로 전년 동기(2979억원) 대비 18.7% 줄어들면서 전체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보험사들의 영업 전략이 저축성 보험에서 보장성 보험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NH농협생명의 경우 보장성 보험 신계약 건수는 66만617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반면, 저축성 보험 신계약 건수는 70.9% 감소한 7013건에 그쳤다.
이러한 전환은 2023년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대하기 위해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추세다. 삼성생명의 1분기 신계약 CSM은 6578억원으로, CSM 내 건강상품 비중이 74%까지 확대됐다. 한화생명도 1분기 신계약 CSM 중 보장성 보험이 94%를 차지하는 등 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하지만 보장성 보험 경쟁 심화는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 악화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전 분기 대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생명의 K-ICS 비율은 지난해 말 185%에서 올해 1분기 말 180%로 낮아졌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이 현실화한 영향으로 자본이 1조5068억원 감소하며 K-ICS 비율이 188.3%로 떨어졌다. 이는 K-ICS 도입 이후 처음으로 200% 아래로 내려온 수치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정한 권고치인 150%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5대 생보사 모두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금리 하락과 시장 변동성 확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생명만 유일하게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전체 업계가 자본건전성 악화 우려에 직면해 있어 하반기에는 더 보수적인 영업 전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배당성향을 중기적으로 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으나 구체적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원창희 삼성생명 RM팀장 상무는 "배당성향을 5%포인트 올리더라도 K-ICS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0.4%포인트로 크지 않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