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빈 살만 회동 후 결실 '현대차 자동차공장 착공'...정주영 '중동 신화' 재조명

- 정주영, 건설 진출 50년 만...정의선, 자동차 등 협력 확대 - 현대건설, 19070년대 법인 설립 후 대를 이어 '사우디 인연'

2025-05-16     박근우 기자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 그리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건설 신화'가 빛나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자동차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 

이는 정의선 회장과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지난 2023년 10월 회동을 가진 이후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는 14일(현지시간) 사우디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 부지에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HMMME는 현대차 30%,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70%의 지분을 보유한 합작 생산법인으로 총 투자금액은 5억달러, 한화 약 7000억원 규모다.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5만대 규모의 전기차·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건설된다. 

현대차는 2032년 중동아시아 전체 판매 물량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우디는 중동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현대차는 현지 점유율 16.1%로 도요타에 이어 2위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사우디서 3만5000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보다 25% 증가했다. 올해 중동 전체 판매량은 23만대를 목표다. 그중 사우디는 14만대 판매 목표로 중동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장에서 "PIF는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사우디에서 자동차를 제조하고 밸류체인을 만들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비전 2030(국가 발전 프로젝트)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현대차는 지난 2023년 10월 리야드 방문 당시 한국자동차연구원, 에어 프로덕츠 쿼드라, SAPTCO와 현지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 투자에 앞서 최근 인도, 미국 등 글로벌 지역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장재훈 부회장은 "올해 약 25조원 정도의 전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의 역할, 국내가 해야 될 부분에서는 지속적인 투자를 더 할 생각"이라며 "모빌리티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에너지 등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생각"이라고 국내 투자 계획도 밝혔다.

앞서 정의선 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23년 10월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만나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자동차 합작공장 설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정의선 회장은 "감회가 새롭다"면서 "선대회장(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께서 건설업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첫발을 내디딘 지 50년 만에 자동차 생산기지도 구축하게 됐다"고 감동을 전했다.

또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3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타북주에 있는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조성 부지를 방문,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지하터널(12.5㎞)공사 현장도 둘러봤다. 

정의선 회장은 현장에서 "현대건설이 신용으로 만든 역사를 현대차그룹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며 "책임감을 갖고 적극 지원하겠다. 무엇보다도 품질과 안전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회장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정주영 회장이었던 것. 

중동은 현대차그룹의 '신화'가 새겨진 곳이다. 정주영 창업회장은 1976년 '20세기 최대 공사'로 불리는 '사우디 주바일 산업항 건설'을 수주했다. '주바일 산업항 공사'는 중동 건설 붐의 서막을 알린 대형 프로젝트이며, 현대차그룹은 중동 신화의 주역이 되며 국가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1978년 11월에 현대건설을 통해 세운 중동엔지니어링개발법인(Middle East Engineering Development Co., Ltd)이 40년 넘게 운영 중에 있다. 정의선 회장의 할아버지인 정주영 창업회장 시절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랫동안 지속해왔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로 꼽힌다. 빌 살만 왕세자도 대를 이어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사우디는 기존 석유 중심의 산업 구조를 제조업과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전기차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이번 현대차와의 협력도 '비전2030'의 핵심 주체인 PIF가 친환경차 등 자동차 산업 강화를 목표로 실행 중인 중점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