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노조, “현재 실손보험 판매는 기형적’ ...보험사기 의심 사례도 다수
건보노조, "현재 실손보험 판매 형태는 기형적... 차기 정부는 판매 막아야" 14일 감사원, 보험서비스 이용 실태 감사 결과 공개해 문제 있는 의료기관 검사하자... "보험사기 의심 사례도 다수 있어"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현재 실손보험 판매 형태가 ‘기형적’이라 지적하며 더는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실손보험 부당 청구로 매년 13조원에 가까운 국민 추가 의료비가 생긴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1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건보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60% 초반대인 공적 건강보험제도의 낮은 보장률을 보완하고자 허용한 실손보험이 결과적으로 국민 의료비 부담을 키우고 공적 건강보험의 재정 손실을 야기하는 기형적 상품이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전날 감사원은 2018년∼2022년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의 청구·지급 전수 자료 약 10억건을 분석한 '건강·실손·자동차보험 등 보험서비스 이용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1인당 병의원을 연평균 2.33일 더 다녔고, 입원의 경우 실손보험 가입자는 평균 1.54일 더 병원에 머물렀다.초과 의료 이용으로 초과 진료비는 매년 12조9000억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이중 3조8000억원은 건강보험이 부담했다. 만약 실손보험 가입자가 비가입자와 같은 수준으로 의료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건강보험에서 연간 3조8000억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된다.
건보노조는 “실손 보험사들이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이용해 배를 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인부담금 상한제란 과다한 의료비로 인한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1년간 본인부담금이 개인별 상한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만큼을 건강보험공단이 돌려주는 제도다.
보험사들이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따라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따라 건보공단이 돌려주는 초과금을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에서 제외하는데, 건보노조는 이 구조가 그만큼 환자 몫을 줄이고 보험사들에게 이득만 안겨준다고 주장중이다.
건보노조는 "민간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덜 지급해 반사이익을 얻는다"며 "그런데도 2013∼2023년 민간 보험료는 연평균 10.2%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기 정부는 더 이상 기형적 실손보험의 판매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판매를 허용하더라도 보장 범위가 정해진 정액형 상품만 가능하게 하고, 상품 설계 시 반드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전 승인을 거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사원은 전날 실손보험의 주 보장 대상인 비급여 진료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2년 물리치료·백내장 등 상위 9개 비급여 진료에서 연간 3조5201억원의 진료비용이 추가로 발생했으며, 건강보험이 그 가운데 7210억원을 추가로 부담했다고 발표했다. 비급여 가운데 가장 비용이 큰 항목은 물리치료로, 외래 진료에서 연간 1조2461억원, 입원진료에서 연간 1조2357억원이 추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손보험만 청구하고 건강보험은 청구하지 않은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지난 5년 간 같은 진료에 대해 환자는 실손보험을 청구했지만,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에 청구하지 않은 사례는 730만건이었다. 이 사례들의 경우 실손보험금 2조3714억원은 환자에게 지급된 반면, 건강보험금 2조2473억원은 의료기관에 지급되지 않고 있었다.
손해보험 청구 건 대비 건강보험 미청구 비율이 높은 의료기관 7071개 중 1/7에 달하는 1123개를 추출·분석한 결과, 다수가 보험사기로 의심됐다. 이들 기관은 실손보험 청구 대상이 아닌 코성형 후 비염 치료 명목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하거나, 피부미용 시술 후 도수치료 등으로 실손보험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