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 투명화·중금리 은행 도입'...李-金 대선 공약 놓고 은행권 '촉각'
- 민주당, 은행법 개정 패스트트랙 지정...대출 마진 축소 불가피 - 청년 특화 금융상품 경쟁 가속화...저금리 상품 확대로 수익성 우려 - 가상자산 ETF 도입 약속...금융투자업계 새 수익원 모색 주목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은행 가산금리 손질과 대환대출 활성화 등 금융권 수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서민금융 공약을 내놓았다. 두 후보는 금융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강조하며 은행권의 영업 방식 변화를 예고하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과 각 정당 공약집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가산금리 산정의 투명성 강화를 주요 금융 공약으로 제시했다. 은행이 대출금리에 더하는 가산금리에서 법적 비용이 금융 소비자에 전가되는 것을 방지하고 대환대출 활성화를 통해 금융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중금리 대출 전문 인터넷은행 설립도 추진해 은행권 중금리 시장 경쟁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은행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개정안은 은행이 대출 금리에 예금자보호법상 보험료와 법정 출연금 등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행될 경우 은행의 대출 마진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김문수 후보는 중산층 자산 형성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장기 보유 주식·펀드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배당소득 분리 과세를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서민·소상공인 전문은행 설립을 통해 금융 지원 기능을 통합 조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는 기존 은행들의 소상공인 대출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김 후보는 매출액이 급감한 소상공인에게 '생계 방패 특별융자'를 실시하고,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구매 전용 신용카드를 1000만원 한도로 6개월 무이자 지원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무이자 지원 정책이 시행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영업 전략과 수익 구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청년층 자산 형성 지원을 위한 금융 정책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청년미래적금' 도입으로 청년의 안정적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김 후보는 청년 재직자 도약장려금과 도약계좌 도입, 저축공제 가입연령 상향 등을 약속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청년 특화 상품 확대로 인한 고객 확보 경쟁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청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금융 공약을 제시했다.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든든출발자금'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1.7% 고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는 청년들의 초기 자산 형성과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주거비 부담 완화와 창업 지원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개혁신당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발표한 리서치보고서에서 금융산업에 대한 대선 공약의 영향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임기 초반에는 주거·부동산과 같은 생활 밀접 분야 정책이 우선 추진되겠지만, 기업·금융 관련 공약도 빠르게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은행권은 금리 인하기에 진입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지만, 가산금리 규제와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으로 인해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가상자산 관련 공약에서는 양당 모두 가상자산 현물 ETF 도입을 약속해 관련 금융상품 개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육성기본법' 제정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6·3 대선을 계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원화 강세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 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달러 흐름과의 연동성이 더 강해 금융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외부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