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IPO 주관 '모럴해저드' 논란
NH·한투證 고율 수수료 수취 논란 확산 공동주관한 더본코리아 수수료율 3%대 법적 리스크 '파두' 역시 3%대 수수료율 기록 "상장 성장 가능성 낮을수록 수수료율 높아" '성과 중심' 구조 뚜렷...주가 급락 등 투자자 피해 우려 확산 더본코리아·파두 주가 모두 상장 이후 급락한 상태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코스피 시장에서 공동 주관한 기업공개(IPO)에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고율의 인수수수료를 수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너리스크나 법적 리스크가 존재했던 기업들의 IPO를 맡았다는 점에서 무리한 상장 강행에 따른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모럴해저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더본코리아·파두 수수료율 3%대...주관사 NH·한투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5개 기업 중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주관한 더본코리아 IPO의 인수수수료율이 3.36%로 가장 높았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1월 6일 상장했으며, 총 공모금액은 1020억원, 인수수수료는 34억2700만원이다. 이는 대표주관사 수익 중 실질적인 리스크 부담 대가인 ‘인수수수료’만을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행정주관수수료(14억6800만원)는 제외한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에 상장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엠앤씨솔루션(KB증권 주관)의 수수료율은 1.70%, 올해 2월과 3월 각각 상장한 LG CNS(KB증권 주관)와 서울보증보험(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 공동주관)은 0.8%, 0.45%로 모두 1%대를 밑돌았다. 반면, NH투자증권이 주관한 씨케이솔루션의 수수료율은 3%다.
더본코리아뿐 아니라, 2023년 8월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 역시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은 사례로, 수수료율은 3.01%에 달했다. 파두의 공모금액은 1937억5000만원, 인수수수료눈 58억4100만원이다.
성사만 되면 그만?...모럴해저드 논란 증폭
문제는 두 기업 모두 상장 과정에서 적잖은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는 점이다. 더본코리아는 오너이자 방송인으로 알려진 백종원 대표(최대주주)를 둘러싼 '오너리스크'가 불거졌고, 파두는 상장 직전 최대주주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IPO가 철회되면 수수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주관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클수록 성공 시 보상을 감안해 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한다”며 “상장 성사 가능성이 낮은 중소형·적자 기업일수록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부터 IPO 시장은 성과 중심이었으며, 최근엔 리스크 높은 딜도 기관 수요만 있으면 강행되고, 그에 따라 주관사는 더 높은 수수료를 받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구조는 '성사만 되면 그만'이라는 주관사의 태도를 조장하며, 투자자 보호보다 수익 확보를 우선시하는 모럴해저드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과정에서 기업의 리스크가 경시되거나, 수요예측이 부실해도 상장만 완료되면 주관사는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확보하는 구조인 만큼, 시장 신뢰 훼손과 상장 후 주가 급락 등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최근 와이즈넛과 삼성증권이 추진한 IPO에서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내 수요가 거의 없었음에도 전체 수요의 10%만 채운 채 상장이 이뤄졌다. 와이즈넛의 공모금액은 153억원, 인수수수료는 5억9900만원으로, 수수료율은 3.8%에 달했다.
이어 이 대표는 "수수료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공모가가 높아지는 건 아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가 부담이 간접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고수수료율 논란에 대해 “시장 환경과 업계 관행을 감안해 양사 간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수수료를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현재 더본코리아와 파두 모두 상장 이후 주가가 절반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더본코리아는 상장가 대비 40~50% 가량 떨어졌고, 파두 역시 상장 직후 고점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