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손실흡수력 동반 하락... "부실채권 급증이 원인"
1분기 말 4대 금융 NPL커버리지비율 127.44%... 전년 동기比 37.04%p↓ 은행 대손충당금 2.4% 늘어난 사이 NPL 33.53% 증가... 손실흡수력↓ 경기침체로 차주 상환 능력↓·NPL 매매 시장 '냉랭'... 손실흡수력 추가 저하 우려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손실흡수력이 1년 새 적잖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손충당금보다 부실채권이 더욱 빠르게 불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차주들의 갈수록 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데다가 부실채권 매매 시장 또한 가라앉은 만큼 이들 지주의 손실흡수력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올 1분기 말 기준 4대 금융의 평균 NPL커버리지비율은 127.44%로 전년 동기 대비 37.04%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들 4개 지주 가운데 NPL커버리지비율이 떨어지지 않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에 대비해 금융사가 쌓아둔 대손충당금이 얼마나 충분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손충당금 잔액을 고정이하여신 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00%다. 통상 NPL커버리지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손실흡수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주별로 보면 NPL커버리지비율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금융이었다. 우리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1분기 말 186.9%에서 1분기 말 132.7%로 54.2%p 급락했다. 이어, 하나금융(152.59%→115.22%·37.37%↓), 신한금융(159.76%→128.76%·31%↓), KB금융(158.7%→133.1%·25.6%↓)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하락에도 불구하고 NPL커버리지비율이 당국의 권고치를 넘겼다는 점은 이들 지주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4대 금융 모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NPL커버리지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4대 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자산 리밸런싱 등을 추진하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NPL커버리지비율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중"이라며 "하강 흐름이 지속될수록 비율 방어에 투입되는 비용(충당금전입액) 역시 덩달아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실적(순이익)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4대 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급격히 늘어난 부실채권이 자리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구체적으로는 '분자'인 대손충당금 잔액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는 사이 '분모'인 부실채권은 각 지주의 핵심인 은행을 중심으로 급격히 불어나 비율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 1분기 말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의 고정이하여신 잔액 총합은 4조8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3% 증가했다. 우리은행(1조570억원·56.59%↑)의 잔액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으며 신한은행(1조1280억원·30.1%↑), 국민은행(1조6060억원·27.97%↑), 하나은행(1조320억원·26.6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대손충당금 잔액 총합은 7조9890억원에서 8조1780억원으로 2.4%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2조7120억원·3.83%↑)과 우리은행(1조9920억원·5.56%↑)은 대손충당금 잔액이 증가했지만, 하나은행(1조6670억원·0.59%↓)과 신한은행(1조7970억원·0.33%↑)은 되려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4대 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이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길어지는 경기침체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거듭 저하 중인 상황에서 같은 이유로 부실채권 매매 시장의 분위기 또한 차갑게 식은 터라 이들 지주가 한동안 비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경기회복이 어느 시점에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며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할 경우 한계차주가 증가하고 부실채권 매매 심리가 계속 바닥을 기면서 (4대 금융의) 손실흡수력이 추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