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처럼 영업' 신협 불똥...금융당국, PF 대출에 '20% 룰' 확대 추진

- 금융당국, 상호금융권 PF대출 '20% 룰' 도입 검토 - 신협 연체율 6.02%로 급증...IMF 이후 첫 3419억 적자 - 충당금 적립 부담 가중...1조2000억 부실채권 감축 '사활'

2025-05-12     나아영 기자
신협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규제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신협중앙회가 부실채권 처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둔화로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위기 극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1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상호금융업권을 대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총량규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저축은행에 적용 중인 '20% 룰'(총여신의 20% 이내로 PF 대출 관리)을 상호금융권에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상호금융권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시장 불안이 확산한 데 따른 조치다. 신협의 경우 연체율이 2023년 말 3.63%에서 2024년 말 6.02%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4.46%에서 7.08%로 크게 뛰어올랐다.

특히 신협은 지난해 34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는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3년 만에 처음 발생한 적자다. 새마을금고와 수협 역시 각각 1조7382억원, 27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야 했다.

자산건전성 악화는 무분별한 PF 대출 확대가 주된 요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호금융이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이라는 본래 설립 취지와 달리 고수익을 좇아 고위험 대출에 뛰어들면서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신협의 기업대출 비중은 2014년 12조원으로 가계대출(25조원)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2020년부터는 기업대출이 가계대출을 앞질렀다. 지난해 말에는 기업대출 비중이 전체의 70%까지 확대됐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4대 상호금융 단위조합 2208곳 중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동산·건설 대출 한도 규제를 위반한 조합이 122곳(5.5%)에 달했다. 특히 신협이 104곳으로 전체 위반 조합의 85%를 차지해 가장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협중앙회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부실채권 정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자회사인 KCU NPL 대부와 NPL 펀드 등을 활용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조합 부실채권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실채권 매입 여력을 높이기 위해 KCU NPL 대부는 현재 20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했으며, 대부업법에 따라 최대 1조8000억원까지 차입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5000억원 규모의 NPL 매입 펀드를 조성해 10월부터 매입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그러나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상호금융의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률 규제가 올해 130%까지 상향되면서 추가 충당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행 110%에서 10%포인트 상향될 때마다 신협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는 최소 수백억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TF를 중심으로 업계와 규제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나 공식 발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단순 PF뿐 아니라 특수목적법인(SPC) 참여, 지분투자, 후순위채 매입 등 간접 형태의 투자까지 총량 산정에 포함될 경우 규제 범위가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호금융업권의 본연의 역할인 지역밀착형 금융 기능 회복을 위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충당금 적립 부담과 PF 규제 강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일부 조합은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