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절반 적자·연체율 20% 육박"...수협, M&A 야망 접고 내실경영 급선회
- 포항·구룡포수협 적자 급증...대출 부실 여파 - 전국 수협 건전성 악화...연체율 19% 넘는 조합도 - Sh수협은행, 내실경영 전환...M&A는 건전성 확보 후 추진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포항지역 수협 2곳이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위기에 직면했다. 전국 단위에서도 '경영실태 취약' 판정 조합이 급증하고 조합 중 절반 이상이 적자에 빠지는 등 건전성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내부통제 리스크까지 겹치며 Sh수협은행이 경영전략을 수익성 중심에서 내실경영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9일 금융권 및 수협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포항수협은 2023년 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2024년에는 2억6000만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구룡포수협 역시 2023년 56억4000만원의 영업손실에서 2024년 238억4000만원으로 적자 폭이 4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수협의 경영난 원인은 대출 부실로 풀이된다. 포항수협의 대출채권 평가·처분 손실은 498억9000만원에서 981억2000만원으로, 구룡포수협은 99억8000만원에서 248억7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전국 단위 수협들의 건전성 지표도 빠르게 악화하는 모습이다. 2024년 말 경영실태평가에서 4등급(취약) 판정을 받은 단위조합은 7개에 달했다. 특히 거제와 전남동부수협은 2년 연속 4등급을 받았고, 나머지 5개 조합은 3등급(보통)에서 한 단계 더 하락했다. 전체 67개 조합 중 절반을 넘는 34곳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구룡포수협이 249억원으로 가장 큰 적자를 냈다.
업계는 부실 확산 배경으로 저성장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연체액은 이미 15조8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수협 상호금융의 고정이하여신도 지난해 6월 말 2조448억원으로, 불과 6개월 만에 6114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전체 67개 조합 중 5곳은 연체율이 10%를 초과했으며, 그 중에서도 거문도수협과 제1,2구잠수기수협의 연체율은 각각 19.38%, 19.09%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Sh수협은행은 건전성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신학기 수협은행장은 올해 초 건전성·안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협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3837억원으로 전년(2492억원)보다 1345억원(54%) 급증했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0.84%로 전년(0.56%) 대비 0.28%포인트(p) 상승했다.
건전성 악화에 따라 수협은행은 지난해 부실채권에 대한 대규모 상각 및 매각을 단행했다. 부실채권 상각 및 매각 규모는 4989억원으로 집계됐고, 부실채권 매각규모는 4526억원으로 전년(1720억원) 대비 2.5배나 급증했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이 같은 부실채권의 대부분이 기업자금대출에서 발생했으며, 100억원 이상 신규 부실이 발생한 업체만도 2곳에 달하는 상황이다. 신용등급 하락 및 채무상환능력 악화로 무수익여신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건전성 위기 속에서 신학기 행장은 올해 초 발표한 경영방침에서 '내실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재무 건전성 확보를 우선시하는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과거 수협은행은 2022년 수협중앙회의 공적자금 상환 이후 미래 비전으로 Sh금융지주 설립을 적극 추진했고, 지난해에도 캐피탈 및 자산운용사 인수를 타진했으나 건전성 저하 우려로 결국 한 발 물러섰다. 신 행장은 "M&A는 쉽게 해서는 안 될 일인 만큼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며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탄탄하게 한 뒤 M&A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올해도 글로벌 경제 환경이 좋지 않아 상호금융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금융감독원 역시 "2025년에 들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으며, 경기회복 지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발 보호무역주의 심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자본여력 제고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