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도의 ESG칼럼] ‘지속 불가능' 함정에 빠진 한국 : 차기 정부에 던지는 절박한 질문-(3) 소멸하는 지방, 질식하는 수도권

지방은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청년 인구유출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활력 상실 수도권은 인구 과밀화로 인한 주거 불안, 교통체증, 심각한 대기질 오염 등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비용 급증 과거의 낡은 틀을 벗어나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

2025-05-05     한영도 지속경영연구원장/ESG전문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암초는 바로 '소멸하는 지방'과 '질식하는 수도권'이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역 불균형 심화 현상이다. 지방은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청년 인구유출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지역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은 인구 과밀화로 인한 주거 불안, 교통체증, 심각한 대기질 오염 등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비용을 짊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간의 격차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미래세대의 희망을 앗아가는 사회적 딜레마로 매우 심각한 현상이다. 마치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기회와 자원이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지방은 더욱 소외되고, 수도권은 더욱 비대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며, 나아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차기 정부는 이러한 위기의식을 명확히 인지하고, 과거의 낡은 틀을 벗어나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비전을 제시하고, 어떤 정책을 실행할 것인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가 차기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화되는 지방소멸의 늪

지방소멸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심화되어 우리 사회 곳곳에 부정적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실제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57% 130곳이 인구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지방소멸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구조적인 저출산과 가속화되는 고령화 현상이다. 특히, 미래를 짊어질 청년인구의 지속적인 수도권 유출은 지방의 인구구조를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턱없이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 열악한 교통 및 생활 인프라, 그리고 교육, 문화, 의료 등 삶의 질을 결정짓는 모든 요소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수도권 중심의 환경은 이러한 인구유출을 더욱 강력하게 부추기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년들은 더 나은 교육 기회, 폭넓은 직업 선택의 자유, 그리고 편리하고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찾아 익숙한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청년인구의 유출은 곧바로 지역경제의 붕괴라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지역상권은 활력을 잃고 쇠퇴하며, 의료, 교육, 문화 등 주민들의 기본적인 삶을 지탱하는 사회 서비스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악순환을 초래한다. 당장의 불편함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지역 공동체의 해체, 고유한 전통문화의 소실, 그리고 국토의 극심한 불균형 발전 심화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방소멸은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이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이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이 늪에서 벗어나려는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계에 다다른 수도권 과밀화의 그늘

대한민국의 심장부라 불리는 수도권은 화려한 경제성장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핵심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고층빌딩 숲과 첨단 인프라가 돋보이는 수도권은 마치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분수처럼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는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들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는 주거 비용이다.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집값과 전세금은 특히 청년 세대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준다.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은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불안정한 주거 환경은 삶의 질을 갉아먹으며 사회 전반에 걸쳐 불만을 증폭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한다. 청년들은 비싼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과도한 주거 비용 부담으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망설하게 된다. 이는 개인의 불행을 넘어 사회 전체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은 단순히 출퇴근 시간을 지연시키는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반복되는 지옥 같은 교통 체증 속에서 사람들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도로 위에서 버려지는 시간은 곧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고, 물류비용 상승을 유발하여 기업 경쟁력 약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교통체증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정신적인 피로감을 가중시켜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수도권의 과도한 인구 밀집은 다양한 사회적 위험을 증폭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생활하면서 환경오염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미세먼지, 소음 공해, 쓰레기 문제 등은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넘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감염병 확산의 위험이 높아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수도권의 취약성은 여실히 드러났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되어 생활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워지고, 감염경로 추적이 어려워져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수도권으로 유입된 인구가 다시 지방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수도권에 정착한 사람들은 교육, 의료, 문화 등 다양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 생활에 익숙해져 다시 지방으로 돌아가는 것을 주저한다. 이는 수도권의 인구집중을 더욱 심화시키고, 지방소멸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멸하는 지방과 질식하는 수도권이라는 대한민국의 위기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히 지역 간 불균형의 문제가 아닌, 국가 존립의 위협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차기 정부는 과거의 미봉책을 넘어,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방 경제 활성화, 혁신적인 수도권 인구분산 정책, 그리고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발전 전략만이 대한민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지방의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수도권 과밀화로 인해 더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녹색경제신문 = 한영도 지속경영연구원장/ESG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