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산업, 전년비 내수 20% 감소…"시장질서 복원·저탄소 기술이 돌파구"
중국 저가공세·트럼프 관세 재개 겹악재…국내 생산기반 붕괴 우려 POSRI "수출 통상리스크 완화·산업 간 협력 강화로 재도약 기반 마련해야"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한국 철강산업이 글로벌 통상환경의 급변 속에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OSCO경영연구원(POSRI)은 최근 발간한 이슈리포트에서 “국내 수요 감소, 중국발 저가공세, 미국의 고율관세 재부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철강산업의 생산과 수출 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철강 내수는 10년 전 대비 20% 가량 줄어들며, 2025년에는 팬데믹 당시보다 낮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명목소비는 5000만톤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동시에 중국산 수입재는 지난 5년간 50% 증가해 전체 수입재의 60%를 차지하며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철강제품 외에도 2차 가공제품의 수입 확대가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의 영업이익과 가동률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력 업체들은 최근 일부 생산설비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대외 수출환경도 녹록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와 함께 철강 232조 관세가 다시 강화되면서, 철강과 관련 부품에 대한 25% 관세가 재도입됐다. EU와 인도 등 주요국들도 세이프가드와 반덤핑 조치를 강화하며 자국 시장 보호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산 철강재의 수출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으며, 수출시장 다변화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POSRI는 대응 전략으로 ▲국내 시장질서 회복 ▲수출 통상리스크 최소화 ▲산업 간 협력 확대 ▲저탄소 기술개발 가속화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입재 품질검사 의무화, 원산지 규정 강화, 우회덤핑 규제 정비, 건설 및 방산 등 국내 수요처에서의 국산재 활용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소환원제철 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규모 예산 지원과, 저탄소 철강재 시장 확대를 위한 제도 기반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건축, 조선, 에너지 등 분야별 수요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고부가 저탄소 강재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POSRI는 “철강산업은 국가 제조업의 뿌리이자 경제안보 자산으로서, 공급망 붕괴 시 전체 산업생태계에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시장질서를 회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탄소 전환과 산업협력을 기반으로 재도약 여건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