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디큐브 복합시설 용도변경, 주민 동의 논란 속 사업 추진 ‘진통’
- 상업시설 → 오피스 전환 추진, 주민-사업자 입장차 뚜렷 - 용도변경 반대위 “대지 공동소유 무시한 변경” 반발, 시위·가처분 등 예고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지난 28일, 신도림 디큐브시티 앞에서 디큐브시티 건물 용도 변경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서울시와 구청을 향해 "주민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시위와 관련해 쟁점사항은 무엇인지, 용도변경 반대위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용도변경 반대위 측은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복합시설의 용도 변경 추진 과정에서 대지 소유권과 관련해 문제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위 측이 주장하는 가장 큰 문제는 복합건물 내부의 상업시설을 오피스로 전환하기 위해 민간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이 제출한 건축 심의 서류가 주민 동의 없이 전체 대지 면적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우리 땅을 무단으로 사용해 연면적과 용적률을 계산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입주민 관계자는 “이지스 측은 최초 건축허가 기준인 2만5,756.8㎡ 전체 대지 면적을 바탕으로 서류를 작성해 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정작 사업자가 제출한 방어 논리에서는 ‘집합건물 토지대장상 타워동만 분리된 구역이므로 주민 동의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우리의 대지지분 약 8,834.58㎡를 사실상 ‘훔쳐다 쓴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디큐브시티는 서울시가 지정한 최초의 ‘특별계획구역형 복합개발지구’로, 주상복합 아파트와 상업·업무시설이 한 단지 안에 구성돼 있다. 이지스는 이 중 백화점 공간을 대수선 및 용도변경해 오피스 용도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조건부 건축심의는 통과했지만, 이후 주민 동의를 확보하지 못해 허가 신청서 제출이 보류된 상태다.
입주민들은 “복합건물이라는 구조적 특성상 ‘대지 공동소유’를 하고 있어 모든 증축 및 리모델링에는 전체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건축법 제11조 제11항은 신축·증축·대수선 시 대지 소유권 확보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지스는 집합건물대장의 표제부에 명시된 ‘타워동 대지 지분만을 사용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입주민 측은 “건축 초기 도면에 대지 구획선이 설정되지 않아, 어디까지가 누구의 땅인지 알 수 없다. 최초 설계 당시 이 같은 복합 구조의 법적 정비가 미비했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해당 복합시설의 용도 변경 허가 여부가 건축법과 집합건물법 사이의 법 해석 충돌이라는 법리 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백화점 자산 소유자인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와 케펠자산운용 역시 해당 용도 변경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내부 거래 또는 자산 매각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지스 측과의 ‘묵시적 협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 측은 이전에 “케펠도 호텔 용도변경 및 대수선 시 동의받지 않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거 구청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문제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새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주민들의 이의 제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지스가 실제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경우, 곧바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입주민 대표는 "우리 주민들이 가진 것은 대지의 공동 소유자일 뿐만 아니라 어디가 내 땅인지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이지스 자산운용과 현장을 들여다보지 않는 공무원들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최근 복합문화 및 업무시설로 전환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트렌드 및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한 개발 방향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거 현대백화점의 매출 구조 분석과 상권 변화 흐름을 토대로 상업시설의 활용도 제고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이에 따라 ‘스타필드 빌리지’ 콘셉트 도입과 함께 대규모 오피스 공간인 ‘라지플레이트(Large Plate)’형 업무시설 구상이 추진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오피스 전환 방향은 1호선·2호선 환승역이자 GTX-B 노선 진입 예정지인 신도림의 교통·입지적 특성과도 맞물려 있다. 신도림은 최근 판교나 성수와 유사한 업무지구로의 성장 가능성이 언급되는 지역으로, 강남을 벗어난 첨단 기업들의 입지 다변화 흐름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또한, 서울 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 동력으로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이 주목받는 가운데, 과거 공업지대였던 구로구에 고부가 산업 유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기획적 방향도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 업계 전문가는 “상업시설과 첨단 오피스의 결합이 지역사회와 자산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현재는 각자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지만,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 향후 절차들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본지는 향후 구청의 입장 변화나 이지스자산운용의 공식 입장 등 추가적인 동향이 확인될 경우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