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시장 신뢰 속 40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 성공…역대급 금리로 ‘선방’
금융시장 불확실성에도 3배 수요 몰려…신종자본증권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 발행금리 3.45%로 역대 최저 수준…자본 건전성과 시장 신뢰 재확인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고금리·고환율 등 복합 악재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지주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신뢰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특히 3.45%의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며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우리금융지주는 4000억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증권은 오는 5월 13일 발행 예정이며,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발행사가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부여된 영구채 형태다.
이번 발행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미국발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고환율 지속, 금리 고점 우려 등으로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우리금융은 오히려 시장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당초 목표를 크게 초과하는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29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애초 신고금액인 2700억원 대비 약 3배에 달하는 7940억원의 유효 수요를 끌어냈다. 이에 따라 발행 규모를 최종 4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탄탄한 재무 구조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행금리는 연 3.45%로 확정됐다. 이는 2022년 이후 국내 4대 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사한 신용등급을 보유한 금융사들이 최근 3.7~4.0% 수준의 금리로 자본을 조달한 것과 비교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발행을 통해 보통주 자본비율(Common Equity Tier 1, CET1)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BIS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2024년 들어 금융당국이 자본적정성 규제를 보다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자본확충 전략 측면에서도 선제적 대응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보통주 자본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우리금융의 자본 적정성 관리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향후 비은행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수익창출력 제고를 통해 기업가치 또한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발행이 향후 금융지주사들의 자본 조달 전략에도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24년 하반기 중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 앞서 우량 금융지주가 비교적 낮은 금리로 미리 자본을 확보하는 ‘선제 발행’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시중금리와 신용스프레드는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변동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투자자와 발행자 모두 불확실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지주들의 채권 발행 조건은 시장 수급과 회사의 신용도에 따라 더욱 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행된 조건부 자본증권은 일정 조건 하에서 손실흡수 기능을 수행하는 자본성 상품이다. 따라서 발행사는 해당 증권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고수익 상품이다. 다만, 우리금융은 신용등급 'AA-'를 유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발행사로 분류된다.
우리금융은 2023년에도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올해 두 번째 대규모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그룹 전체의 중장기적인 리스크 대응 능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업계는 우리금융이 중소형 M&A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등 전략적 자금 운용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