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SKT 유심 해킹 여파에 인증 체계 전면 재점검
앱 내 보안 서비스 이용자 폭증...접속 지연도 발생 비대면 인증 체계 전반에 걸친 보안 강화 방안 검토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건 여파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비대면 금융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카카오뱅크도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 특히 명의도용을 방지하기 위한 카카오뱅크 앱 내 보안 서비스 이용자가 폭증하면서, 일부 기능은 접속 지연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유심 해킹 사고가 알려진 이후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 이용 요청이 평소보다 무려 35배가량 증가했다. 해당 서비스는 고객이 본인 명의로 개통된 이동통신 회선을 확인하고, 추가 개통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이번 사태로 주목받고 있다.
이용 폭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하면서 일부 고객은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 접속 시 오류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의 협업을 통해 운영되는 만큼, 협회 서버 상황에 따라 접속이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의 이번 조치는 비단 자체 대응에만 그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전 금융기관에 공문을 발송해, 휴대전화 본인인증과 문자 인증만으로 인증이 완료되는 구조에 대해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인증 체계 전반에 걸쳐 보안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대응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시 SKT 이용 고객에 대해 안면 인식 등 강화된 본인 인증 절차를 도입했고, 우리은행은 새 기기에서의 전자금융거래 시 안면 인증 후 인증서 재발급 절차를 의무화했다. 금융권 전반에서 유심 기반 인증 시스템이 더 이상 충분히 안전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한편, 유심 해킹을 당한 SK텔레콤은 개인정보보호 인증 제도를 모두 보유한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와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갖춘 상태였지만, 해킹을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제도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K텔레콤의 해킹 사고를 계기로, 현행 정보보호 인증 제도의 실질적 허점을 분석하고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현재 인증 제도는 통과 자체가 목표가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실제 보안 체계가 빈틈없이 유지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통신사와 금융사를 모두 통한 이중 확인이 필요해졌다. 전문가들은 고객이 자신의 명의로 개통된 회선 내역을 수시로 확인하고, 불필요한 회선은 즉시 해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명의도용 차단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금융사기 피해는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금융보안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대포폰을 활용한 계좌 개설이나 대출 사기 등이 유심 해킹을 통한 인증 탈취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경각심이 요구된다.
카카오뱅크는 비대면 금융의 선두주자로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안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보안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이라며, “카카오뱅크가 내부적으로도 인증 수단과 고객 식별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심 해킹 사고는 비대면 서비스 확대 속 보안 체계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금융회사들이 기술적 대응을 강화하는 동시에,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한 다중 인증체계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한 금융권의 체계적인 재정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