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반도체 관세 ‘간접 영향’에 더 주의해야”...한신평, IT 시장 위축 경고

미국 관세 정책,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한신평 “IT 시장 위축...메모리반도체 수요에 연쇄적 충격 우려” AI 메모리 중심 기업, 관세 불확실성 대응력 높아

2025-04-29     문슬예 기자
CES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미국의 관세 정책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가운데, 반도체 산업이 직면할 간접적인 영향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직접 수출에 따른 비용 상승 부담은 크지 않지만, IT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연쇄적 영향에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진행한 ‘Moody’s Joint Webinar’에서 반도체, 철강, 자동차, 2차 전지산업 등 국내 주요 산업에 대한 관세 정책의 영향을 다뤘다. 특히 반도체 산업 관련해서는 간접적 리스크를 강조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관세의 간접적 영향에 더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은 IT 제품의 80%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관세 부과로 인해 IT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PC·모바일 제품 등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고, 핵심 부품인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연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메모리 업계의 미국 시장 의존도는 고객사 본점 소재지 기준으로 50~60%에 달한다. 이에 따라 IT 시장 위축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영업실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 반도체의 미국 직수출 비중은 지난해 수출금액 기준 7.5%로, 25% 관세율이 적용된다는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매출 대비 비용 부담은 약 2% 수준에 그친다. 한국신용평가는 반도체 업계가 지난해 기록한 30% 중반대의 수익성 수준을 고려할 때 직수출 관세가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국신용평가는 HBM 등 AI용 메모리가 관세 부담 전가나 수요 위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아, AI 메모리 비중이 높은 기업이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에 더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산업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AI 메모리와 모바일·PC 등에 사용되는 범용·레거시 제품 간 관세 영향이 상이하고, 제품별 매출 비중에 따라 업체 간 실적 차별화 수준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전체 매출에서 AI 메모리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관세로 인한 업황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이 높고, 상대적으로 견조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2025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관세 영향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미국 고객 비중은 본사 소재지 기준 약 60%로 높지만, 실제 선적은 미국 외 지역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직수출 비용은 크지 않다”며 “PC·스마트폰 등 IT 소비재는 관세 유예와 AI 탑재 신제품 효과로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교체 수요가 촉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SK하이닉스는 IT 제품 시장 위축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예정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정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