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 막힌 중국산 철강, 밀어내기 심화 가능성…국내 철강업계 우려 확산
미국 수출길 막힌 중국 철강, 아시아로 방향 전환 국내 철강업계, 1분기 실적 부진 속 추가 하방 압력 우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 강화로 중국산 철강재의 아시아 시장 밀어내기가 심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시장이 사실상 막히자 중국 철강업체들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 비중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공세에 직면해 1분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철강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가 어려워지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철강재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러한 중국산 철강재의 밀어내기 전략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급감했고, 포스코홀딩스는 비교적 선방했으나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유입으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제철은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5조5635억원, 영업손실 190억원, 순손실 5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건설경기 위축 등 수요산업 부진과 파업 영향으로 제품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 17조43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7%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4730억원 증가하며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철강 부문에서는 주요 생산 설비 점검으로 생산과 판매가 줄었음에도 판매단가 인상과 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34.7% 늘어난 45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포스코가 불확실한 업황 속에서도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음을 보여주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회복세로 단정하긴 이르다고 본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본격 유입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수익성 유지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재의 가격이 국내 제품보다 훨씬 낮아 국내 기업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수입 대응책과 업계 차원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철강 수출 전략 변화가 아시아 철강 시장의 구조 자체를 재편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전통적인 철강 수출국들이 중국발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급화, 생산 효율성 개선, 해외시장 다변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밀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품질 중심의 제품 경쟁력 확보와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이번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