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가 가져올 유통업의 위기...“90일 유예 끝나면 본격 두각될 것”
미국 상호관세 리스크...유통업계 수익성·경쟁력 위협 ↑ 환율 상승과 중국산 공세에...유통업계 내 '총체적 위기' 예고 업계 생존 위기 처했지만...정부 별도 대응 없어 비용 상승 직면할 수도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유예기간 끝에 현실화될 경우, 국내 유통업계는 수익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위협받을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환율은 상승하며, 중국산 제품의 공습까지 예고돼 곧 ‘총체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유통업계가 사상 초유의 난관을 앞두고 있다는 경고음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2일 57개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해 상호관세 25%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발효 13시간 만에 90일 유예 결정을 내렸다. 이후 한국은 일본 등과 함께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지목됐고, 미국과의 2+2 무역 협의를 시작했다. 협상은 유예 종료 시점을 타결 목표로 설정했으며, 미국 측도 이에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유예 기간이 끝난 뒤다. 일각에선 실제 관세 부과가 10~25% 수준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국내 금리는 인하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미국과의 금리 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외국인 자본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는 전년 대비 -0.1%를 기록했다. 17개 분기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특히 기준금리는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이는 내수 소비 둔화, 기업 투자 축소,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유통업계에도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생존을 뒤흔들 것이란 전망이다. 관세가 발효되면 수입 원가는 상승한다. 환율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면 원가 부담은 배가된다. 여기에 중국은 이미 저가 공세에 돌입한 상태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글로벌 플랫폼은 국내 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유통사들이 가격 경쟁에서 밀릴 경우 자체 브랜드 상품 강화로 대응해야 하나, 제조 단가 역시 급등해 대응 여력이 줄어든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극단적으로 보자면 매입량은 줄어들고, 수요가 중국산으로 옮겨간다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 펼쳐지는 것”이라며 “환율이 이 수준에서 고정돼도 이미 마진은 붕괴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1분기 외국환은행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727억6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환위험 회피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시장 움직임은 수입 유통기업에도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미국이 관세 카드를 최종 발효하고, 중국이 가격 경쟁에 나서면 유통사는 수익, 물류, 소비 모두에서 위기를 맞는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현재까지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한 별도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업계는 무역 여건이 한층 악화될 경우, 단순한 비용 상승이 아닌 근본적인 생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높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