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삼부토건 주가조작 7개월 수사 마무리...'김건희 연루설' 해명

- 삼부토건, 경영진 홍보자료 배포로 주가 1000원→5500원 급등 - 금감원, 이종호 전 대표 등 200개 계좌 집중 조사했으나 연루 불발 - 금융당국, 홈플러스·MBK 경영진도 기업회생 정보 은폐 혐의 검찰 통보

2025-04-24     나아영 기자
이복현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24일 삼부토건의 해외 재건사업을 허위로 홍보해 주가를 부양시킨 후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가 있는 전·현직 실질사주와 대표이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7개월간의 조사를 직접 지휘해 온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200여개 계좌 추적에도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특정인의 연루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정치권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의혹 제기된 나의 친분으로 인해 판단의 적정성은 제삼자가 검토해야 한다"고 선을 그으며 "이제는 검찰의 시간"이라 못박았다.

이 원장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자금 추적과 웰바이오텍 전환사채(CB) 전환 관련 자료 등 일체를 검찰에 인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발 대상자와 공범성이 의심되는 사람 간의 혐의가 완전히 분리되면 사건을 처리할 때 자료를 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이 건은 하나의 불공정거래 또는 불법 행위에 가담했느냐가 쟁점이기에 자료를 모두 보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전날(23일) 정례회의에서 삼부토건 전·현직 실질사주와 대표이사 등을 해외 재건사업 추진 관련 자본시장법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이들은 담보주식 반대매매 방지 및 보유 주식 고가 매도 등을 목적으로 2023년 5~6월 해외 기업들과 구체적 내용이 없는 형식적 업무협약(MOU)을 반복적으로 체결했다.

주목할 점은 삼부토건이 실제로 해외 재건사업을 추진할 의사와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도 업무협약 체결 사실을 허위·과장해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계속 배포했다는 점이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로, 증선위는 이를 통해 수백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1000원대였던 주가가 같은 해 7월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자본시장의 가격 형성 기능을 왜곡하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손실을 초래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 원장은 그간 금감원의 삼부토건 조사가 중립적이지 않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혹 제기가 되는 분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은 것도 있고, 스스로도 신경이 쓰인다"며 "판단의 적정성에 대해 제삼자가 볼 필요가 있어 검찰로부터 당국의 조사 과정에 대한 적절성을 검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관심을 끈 부분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주요 인물이자 김건희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관여 여부다. 이 전 대표가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올린 후 삼부토건 거래량과 주가가 급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금감원은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200개가 넘는 본인 및 차명 계좌를 조사하고 자금을 추적했으나,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원장은 "자금 및 재무적 분석에 더해 필요한 인물에 대해서는 조사를 수행했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어떤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어느 시점에 조사했는지 말씀드리기에는 검찰 조사를 앞둔 상황이라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수사기관과의 협력 과정에서 조사 내용의 보안을 유지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증선위 의결에도 불구하고 이 건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와 관련해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사회적 관심이 높은 이 사건에 대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같은 날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와 이를 인수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경영진 등도 검찰에 통보했다. 이들은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 기업회생 신청을 계획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단기채권(ABSTB)을 발행한 부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