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5년 새 점포 800개·자동화기기 7200개 줄여... 국민은행 감소폭 '최대'
5대 은행 영업점 수 19년 4661개 → 지난해 3848개... 818개↓ ATM 등 자동화기기 수도 3만475개서 2만3200개로 7275개↓ "은행권, 점포 축소보다는 '비대면 시대'에 맞는 영업점의 역할 고민해야" 의견 나와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5대 시중은행(신한·하나·국민·우리·농협)이 최근 5년 새 영업점 800여 개와 자동화기기 7200여 개를 없앤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이 점포 축소에 앞서 '비대면 시대'에 맞게끔 영업점의 역할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뒤따른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는 5년 전인 2019년 말(4661개) 대비 21.28%(818개) 줄어든 3848개였다.
은행별로 보면 먼저 국민은행의 영업점 감소폭(1049개→798개·23.92%↓)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영업점이 200개 이상 줄어든 곳은 국민은행뿐이다. 이어, 우리은행(874개→684개·21.73%↓), 신한은행(877개→694개·20.86%↓), 하나은행(725개→603개·16.82%↓), 농협은행(1136개→1064개·6.33%↓) 등의 순이었다.
이들 은행이 일제히 영업점을 줄인 배경에는 일상화된 디지털금융이 자리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음에 따라 은행권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아진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온라인 플랫폼은 강화하는 '디지털 전환' 및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예상보다도 빠르게 비대면 금융거래가 대세가 됐다"며 "오프라인 고객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비용 관리 등 경영효율성 차원에서라도 점포를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각 은행들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5대 시중은행은 영업점의 기능을 일부나마 제공하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의 자동화기기 역시 덩달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 및 경영 효율화 기조가 자동화기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자동화기기 수는 2019년 말만 해도 3만475개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 2만3200개로 5년 새 31.35%(7275개) 감소했다. 이 기간 자동화기기 수가 줄어들지 않은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은 영업점과 마찬가지로 자동화기기 감소 폭 또한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자동화기기 수는 8197대에서 5453대로 33.47%(2744대) 줄었다. 이는 우리은행(5776개→4222개·26.90%↓), 농협은행(5850개→4455개·23.84%↓), 신한은행(6663개→5550개·16.70%↓), 하나은행(3989개→3520개·6.33%↓) 등 나머지 4개 은행을 크게 앞지르는 수치다. 5대 시중은행 전체 자동화기기 감소 폭의 37%가 국민은행의 몫이었던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점포 및 자동화기기 수가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권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라며 "ATM의 경우 수는 줄이되 고객이 편의점 등에 비치된 ATM를 통해서도 (국민은행 ATM과) 동일한 서비스 및 수수료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은행 영업점과 자동화기기가 동시에 대규모로 자취를 감춰감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저하가 걱정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기기에 가장 익숙치 않으면서 영업점 의존도는 높아 이들을 중심으로 '금융 소외'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은행권을 향해 영업점 축소만이 비대면 시대의 생존 해법은 아니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달라진 영업 환경에 맞춰 점포의 역할을 적절하게 재설정할 경우 은행과 고객이 모두 웃는 '윈윈'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성이나 이용률 등이 떨어지는 점포를 폐쇄하거나 통폐합하는 것을 마냥 막을 수 만은 없다"면서도 "다만 은행들도 일단 (점포를) 없애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단순 업무 대신 대출이나 자산관리(WM) 업무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존 점포의 역할에 변화를 주면 어떨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역할 변경이 적절하다면 은행은 기존 점포들의 수익성 등을 개선시키면서 고객들의 접근성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