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나선 롯데그룹, ‘직무급제’ 최초 도입...‘조직 슬림화’ 본격화 가능성
롯데그룹,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직무급제' 전면 도입 일각, '조직 슬림화' 제기 vs 롯데그룹, "성과 중심 체계로 체질 개선 본격화" 일축 임금 격차·업무 태만 논란...직무급제 부작용 우려도 제기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롯데그룹이 직무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보수체계 ‘직무급제’를 도입한다. 직무 전문성을 높이고, 업무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직무급제의 도입은 국내 대기업에선 롯데그룹이 최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직무 기반 HR’ 인사제도 도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대홍기획·롯데이노베이트가 우선적으로 직무급제를 도입한데 이어, 이번엔 롯데백화점·케미칼·웰푸드 등 30여개 계열사에도 확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적용 대상 직군은 연구개발(R&D)직, 사무직, 생산관리직, 판매직 등이며, 일반 생산직은 제외된다.
이로써 그룹 내 임금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전체 계열사 직무를 40여 개로 구분하고, 기준에 따라 5개 등급(레벨 1~5)으로 분류할 방침이다. 최상위 등급과 최하위 등급의 기본급 격차는 20% 이상 벌어질 예정이다.
한편 롯데그룹이 업무환경 쇄신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는 앞서부터 높아져 왔다. 롯데 그룹 재직자들은 일명 ‘롯무원(롯데와 공무원을 합한 말)’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는 주로 안정적이면서도 임금에도 큰 변동사항이 없는 부분을 꼬집는 말이었다.
실제로 일부 롯데면세점 재직자들은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자사를 향해 “일 안해도 다같이 안하는 분위기라 뭐라 안함”, “월급은 똑같이 받는데 꿀빠는 인간들 보면 현타옴” 등의 비난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지난해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마침내 최근 ‘쇄신의 칼’을 빼든 양상이다.
다만 일각에선 직무급제가 사내 업무 환경을 바꿔놓는데도 한계점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낮은 등급의 경우 함께 적용되는 일종의 ‘성과급제’를 통해 연봉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해도, 높은 등급의 재직자의 경우 기본급이 보장되기 때문에 ‘업무 태만’이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업무환경 쇄신을 위한 목적에 부합한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며 “오히려 사내에 불평등한 상황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롯데그룹이 업무환경 쇄신보다는 ‘조직 슬림화’에 중심축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복되는 직무나 불필요한 직무 식별이 쉽도록 하기 위해 업무 단위별로 효율성 파악에 나선 것이란 골자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직무 전문성 강화를 통한 혁신적 성과 창출 및 신성장 동력 확보 위해 일부 계열사에 직무급제 인사제도를 순차 도입하고 있다”며 “직무 가치와 전문성을 중심으로 한 차별적 보상을 통해 업무 생산성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