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美 제철소 공동 투자…이례적 '생존 연합전선' 구축
270만톤 규모 전기로 제철소에 공동 투자 미국 현지 생산 통해 관세 장벽 우회 이차전지 소재·저탄소 철강 기술도 협력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신규 제철소 건설에 공동 투자하기로 합의하며, 철강 업계의 전략적 협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두 기업은 21일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계획 중인 전기로 제철소에 포스코가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간 27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설립할 예정이며, 포스코는 이 제철소에 일정 지분을 투자하고 생산 물량 일부를 직접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합작은 현대제철이 총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의 절반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과, 포스코가 미국의 25% 철강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북미 생산 거점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 맞물려 성사됐다.
그동안 경쟁 관계였던 국내 철강 업계 1·2위 기업이 공동 투자를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철강 산업이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 국내 건설 경기 부진,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38.5%, 60.6% 감소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사는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현대제철과의 협력을 통해 저탄소 철강 생산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도 양사는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과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기술력을 결합해, 리튬에서 양·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개발과 공급망 구축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협력은 철강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 산업계 전반에 걸쳐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포스코그룹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 및 전동화 리더십 확보의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