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산 선박 입항에 수수료 부과…한국 조선업 수혜 기대

"중국산 선박에 단계적으로 최대 톤당 140달러" 미국, 단계적 수수료 부과로 자국 산업 보호 나서 글로벌 해운사들, 중국산 선박 기피 가능성 한국 조선업계는 반사이익 기대감

2025-04-19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해운 산업 보호와 중국 견제를 위해 중국산 선박과 관련 해운사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7일(현지시간) 중국 해운사 및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외국 해운사, 그리고 외국에서 건조한 자동차 운반선 등에 대해 오는 10월 14일부터 입항 수수료를 단계적으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수수료는 매년 인상되며, 수수료 정책은 미국의 해운 산업 강화를 목표로 설계됐다.

구체적으로,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소유한 선박에는 톤당 5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이 금액은 2028년까지 톤당 140달러로 인상된다. 중국이 아닌 국가의 해운사가 운영하더라도 선박이 중국에서 건조된 경우에는 10월 14일부터 톤당 18달러가 부과되며, 2028년에는 33달러까지 올라간다. 톤수 대신 컨테이너 단위로 계산할 경우 컨테이너 1개당 120달러에서 시작해 2028년까지 250달러로 인상된다.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외국에서 건조된 선박은 CEU(차량 운반 단위)당 150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다만 미국 기업이 소유한 선박이나 화물이 없는 선박, 특정 규모 이하 선박 등은 면제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세 가지 수수료가 중복 적용되지는 않고, 해당 선박에는 하나의 수수료만 적용된다.

[사진=한화오션]

USTR은 자국 조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장치도 마련했다. 해운사가 미국산 선박을 발주해 인도받는 경우, 미국산 선박보다 작거나 유사한 규모의 외국산 선박에는 최대 3년간 수수료 유예 혜택이 주어진다. 아울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미국 내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2028년부터는 미국산 LNG선으로 전체 수출 물량의 일부를 운송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해당 비율은 2028년 1%에서 시작해 2047년까지 15%로 확대된다.

아울러 USTR은 중국산 STS(Ship To Shore) 크레인에 100%의 추가 관세를, 중국산 컨테이너에는 20~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이 같은 조치는 모두 미국 조선·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시장 지배 시도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미국 노동조합의 청원으로 시작된 ‘무역법 301조’ 조사에 기반해 추진됐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중국산 선박을 주로 사용해 온 글로벌 해운사들에는 부담이 되겠지만, 한국 조선업체에는 수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조선소와 협력하거나 직접 투자한 국내 조선사들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한화그룹의 자회사인 한화해운은 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자국 건조 유인을 위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USTR은 이번 조치에 대해 오는 5월 19일까지 업계 및 각계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후 최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USTR이 2월에 제안했던 모든 방안을 채택하지 않은 점에서 정책 강도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수수료가 해운업체에 큰 부담이 되고 물가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