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형화는 이미 진행 중… 추가 규제완화 필요“
금융당국 규제 완화했으나 조건부에 불과해 저축은행 측, "더 많은 완화 필요하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대형화에 대한 우려 존재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위기에 처한 저축은행업계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인수합병(M&A) 규제에 대한 추가적인 완화를 요구중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조건부로 저축은행 M&A를 허용했지만 과거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대형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측은 이에 대해 “대형화는 이미 진행중”이라며 “지방 소외 등의 문제는 규제 신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금융당국 규제 완화에도 “조건부에 불과, 더 완화해야”
1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부동산 PF 사태로 유발된 건전성 악화에 M&A 규제 완화를 요구했지만, 조건부 완화에 불과해 더 많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일 저축은행 완화 요구를 받아들여 2년간 한시적으로 M&A 허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2023년 7월 이후 재차 시행되는 규제 완화다.
당시 구조조정 저축은행 대상은 적기시정조치(유예 포함)를 받거나 검사 결과 재무상태가 적기시정조치 기준에 해당할 것이 명확한 경우에만 허용됐다. 하지만 완화 이후에는 최근 2년간 분기별 경영실태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저축은행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만, 부실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에만 조건부로 M&A가 허용됐다.
다만 저축은행측은 규제 완화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부실 우려가 있는 저축은행만 M&A가 가능하다”며 “자율적으로 시장에 맡겨서 서로 니즈가 맞으면 거래가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관계자, “저축은행 대형화 추세, 이미 진행중”... 지방 소외는 “규제 신설로 다스려야”
현재 규제 완화에도 M&A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여 노력 중이지만 이 외에는 실질적 거래는 적다는 평가다.
이는 M&A 조건부 규제 완화와 더불어 저축은행 대형화에 대한 거부감에 기인한다는 평가도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대형 저축은행들이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한 상태로 운영되다 폐업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사회적 파급력이 워낙 컸던 터라 금융당국이 소극적으로 나오는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에서도 규제 완화에 대해 대형화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염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파급력이 매우 컸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규제 완화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에는 리스크 관리능력이 미흡했지만 현재는 많이 나아졌다”며 “내부통제나 건전성 등 현재 당국이 요구하는 사항에 맞추려 노력중이고 아직 부족한 점도 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대형 저축은행이라고 하면 총자산 1조원 이상 규모를 대형 저축은행이라고 하는데 현재 총자산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 수가 31개"라고 말했다. 대형화는 이미 진행중이라는 설명이다.
대형화로 인해 저축은행이 비교적 이익이 많이 나는 수도권에 집중해 지방 서민금융을 등한시하는 결과가 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 금융당국은 이런 우려를 반영해 지난 20일 저축은행 여신의 경제 규모 및 인구 비중 대비 과도한 수도권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함께 영업구역으로 보유한 복수 영업구역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구역 내 의무여신비율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또한 사잇돌대출의 공급 요건을 기존 신용하위 30%에 70% 이상 공급하는 것에서 신용하위 50%에 70% 이상 공급으로 개선해 지역·서민금융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지방 저축은행이 위험한 상황인 건 맞다”며 “대형화를 통해 수도권 지역의 자금력과 인력 등을 지방으로 보내 확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지방소외가 문제된다는 우려는 이해하지만 경영진 입장에서 지방에 진출할 경제적 유인이 있으니까 지방 저축은행과 인수를 결정하게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약 수도권 집중 현상이 문제가 된다면 이는 별도로 규제하면 된다”며 “예로 수도권 내부의 저축은행끼리는 M&A를 못하게 하는 등 방안이 있다. 규제를 신설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