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묶인 방카슈랑스 '25% 룰' 풀렸다...국민·농협은행, 삼성·미래에셋증권 판매 한도 최대 75%
- 은행판매 보험상품 25% 제한 → 최대 75%까지 완화...고객 선호상품 자유롭게 판매 - 토스·네이버 등 온라인 펀드 비교추천 서비스 승인...공모펀드도 주식처럼 거래소서 직접 매매 -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AI 활용 확대...NH증권 등 22개사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당국이 20년간 유지해 온 방카슈랑스 '25% 룰'이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례 회의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비중을 33~75% 수준으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한 혁신금융서비스 96건을 신규 지정했다.
2003년 도입된 방카슈랑스는 2005년부터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가 적용돼왔다. 이번에 금융위는 국민은행 등 43개사의 '금융기관보험대리점에서 보험상품 모집 시 적용되는 판매 비중 규제개선'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업권별 실질 참여 보험회사 수 등을 고려해 판매 비중 규제를 33~75% 수준으로 완화했다. 또한 정책성보험 활성화를 위해 풍수해보험에 대한 모집 실적은 판매 비중 산정 시 제외하기로 했다.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는 금융기관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14개 은행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등 3개 금융투자회사, 그리고 26개 단위조합이다. 이들은 이제 고객 선호도가 높은 보험상품을 더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금융위는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금융기관보험대리점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특정 보험사에 실적을 몰아주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소비자 보호 장치와 공정경쟁 확보 방안을 부가조건으로 설정했다. 특히 판매비중 상한선을 두고 특정 회사 상품 판매가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등 시장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담았다.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와 함께 금융위는 다양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신규 지정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네이버파이낸셜 등 5개사의 '펀드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한 여러 금융회사의 펀드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이 서비스가 공모펀드에 대한 접근성과 매력도를 높이고, 펀드판매업 경쟁 촉진과 수수료 절감을 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하나은행 등 4개사의 '일반 공모펀드의 상장클래스 신설을 통한 상장거래 서비스'도 승인됐다. 이 서비스는 기존에 운영 중인 우량 장외 공모펀드에 상장클래스를 신설한 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투자자가 직접 공모펀드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현재 금융기관을 통해서만 가입·환매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상장시장에서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어 투자자의 접근성이 향상되고, ETF(상장지수펀드) 수준의 판매 보수수수료로 투자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다.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새로운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NH투자증권 등 22개 금융회사의 '클라우드를 활용한 생성형 AI 및 SaaS(Software as a Service)의 내부망 이용'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를 통해 NH투자증권은 고객의 재무상황과 투자 목표에 맞는 투자전략과 요약 정보를 제공하고, 토스증권은 고객 관심종목에 대한 실시간 번역 요약 정보를, 교보증권은 개인 맞춤형 재무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망분리 예외를 허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보 유출 및 침해사고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금융위는 지정 기업들에게 침해사고대응기관의 보안성 평가 결과 '적합'을 획득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의 생성형 AI 모델만 이용하도록 했으며, 망분리 예외 허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협에 대한 보안대책을 수립·이행하도록 했다.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눈에 띈다. 신한저축은행 신용대출을 신한은행 신용대출로 대환하는 '신한 상생 대환대출 서비스', 이나인페이와 신한은행의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다국어 지원을 통해 제휴계좌개설을 중개하는 서비스', 국민은행과 SSG닷컴의 '쇼핑몰과 은행의 제휴계좌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금융위는 2025년 말 운영 성과 평가 등을 통해 내년부터 적용될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 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규제 완화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은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한 균형 잡힌 접근을 계속 모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