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기예금 15.5조 빠져나간 3월...IBK·토스뱅크 잇단 금리인하에 투자자 '대안 찾기'

- COFIX 0.13%p 하락에 은행권 수신금리 최대 0.5%p 인하 - 정기예금 15조원 감소, 요구불예금 18조원 증가...자금 이동 뚜렷 - 예금 대신 영구채·후순위채로...年 4~5% 대체 투자 관심 증가

2025-04-16     나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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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시중은행들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하락에 발맞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까지 낮추며 저금리 시대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금융권은 수신 전략 재편에 분주한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이날부터 26개 예·적금, 입출금식 상품의 금리를 0.10∼0.50%p 낮췄다. 대표 상품인 'IBK 스마트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기존 3.0%에서 2.7%로 0.3%p 인하됐다. 우리은행도 지난 15일부터 거치식 7개, 적립식 11개 등 총 19개 상품의 금리를 0.10~0.25%p 범위에서 내렸다. 대표 정기예금(1년 이상 2년 미만) 금리는 연 2.40%에서 2.15%로, '우리 SUPER 정기예금'(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2.55%에서 2.30%로 하향 조정됐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도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의 3개월·6개월 만기 금리를 연 2.70%에서 2.50%로 0.20%p 내렸다.

이러한 금리 조정은 3월 코픽스가 전월 대비 0.13%p 하락한 2.84%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3월 3.59%에서 1년 만에 0.75%p 하락하며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는 2022년 8월(2.9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픽스는 IBK기업, KB국민, NH농협, SC제일, 신한, 우리, 하나, 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예적금 금리 결정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한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지면서 단기 예금상품의 금리는 이미 1%대에 근접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1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각각 1.80%를 기록하며 2% 선이 무너졌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도 연 2.60∼2.70%로, 2%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

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정기예금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15조5507억원 감소했다. 2월에 15조7000억원 늘었던 정기예금이 한 달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4조6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투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자금은 크게 불어났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기준 650조1241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8조8906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이자가 거의 없지만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으로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M2(광의통화)는 전월 대비 25조7000억원 늘어난 422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만기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2월에 8조5000억원 증가했다. 금전신탁도 4조9000억원 불어난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에서는 각각 3조5000억원, 2조7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한편, 예금금리 하락에 따라 투자자들은 대안 투자처로 금융지주와 은행의 영구채와 보험사 후순위채에 눈을 돌리고 있다. 메리츠금융이 지난 3일 발행한 영구채는 연 4.7%의 금리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2500억원의 수요를 끌어냈다. KB손해보험 후순위채도 5년 만기 연 4.2% 금리로 796억원이 매수됐다. 이러한 상품들은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현재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1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의 '2025년 5월 채권시장 지표' 조사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88%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다양한 투자 방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영구채나 후순위채 같은 대체 상품을 살펴볼 때는 만기가 언제인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영구채는 주식처럼 만기가 없지만 보통 5년 후 조기상환 옵션이 있고, 후순위채는 일반적으로 10년 만기에 3~5년 후부터 조기상환이 가능한 구조라는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