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파수꾼] 넥스트레이드 대체거래소 '흥행가도'…긴장한 한국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일일 거래대금 3~4조...점유율 20%대 실질적 투자자 혜택과 '코스피 먹통 사태'로 단기간 빠르게 성장 한국거래소 "'중간가호가'와 기본로직의 충돌...매매체결 지연" 같은 시간 '초보 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정상 운용 "선두 업체가 후발주자에 숟가락"이라는 비판도 나와

2025-04-16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한국거래소.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한국거래소(KRX)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를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변화가 감지되어서다.

출범 초기만 해도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투자자 혜택 중심의 혁신 제도 도입과 빠른 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기반으로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를 위협하는 존재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대체거래소 출범 초기 평가는 합격이란 의미다. 

넥스트레이드 점유율 20%대...코스피 먹통 사태가 결정타?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3월 4일 이후 출범 한 달여 만에 일일 거래대금 3조~4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점유율도 20%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전일(15일) 기준으로 넥스트레이드의 일일 거래대금은 3조730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의 거래대금(13조3907억원)을 기준으로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은 27.9%에 달한다.

이처럼 넥스트레이드가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거래 비용 절감, 효율적인 거래 시스템 등 투자자 친화적인 구조 외에도, 지난달 발생한 '코스피 먹통 사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18일 오전 11시37분부터 11시44분까지 약 7분간 코스피에서 전 종목 거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는 2005년 거래소 통합 이후 정규장 중 모든 종목이 멈춘 첫 사례다. 한국거래소는 "동양철관 종목의 자전거래 방지 조건 호가의 매매 체결 수량 계산시 중간가 호가 수량이 누락되면서 매매 체결 지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시간 넥스트레이드는 정상적으로 거래를 이어갔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중간가호가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으로 서로가 영향을 미칠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초보 거래소’가 정상 작동하는 동안 70년 전통의 거래소가 멈춰섰다는 사실이 투자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비슷하지만 다르다...중간가호가 둘러싼 시선

중간가호가는 최우선 매수호가 가격과 최우선 매도호가 가격의 중간값에서 체결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 거래소는 같은 날(3월 4일) '중간가호가' 제도를 도입했다. 명칭은 같지만, 체결 방식은 서로 다르다. 넥스트레이드는 중간가 기준으로 체결 우선순위를 부여해 유동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고, 한국거래소는 접수 순서에 따라 체결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문제는 이 제도를 둘러싼 배경이다. 넥스트레이드는 과거 중간가호가 제도 도입을 위해 한국거래소부터 모든 매수·매도 호가 정보를 공유받고 일괄된 중간가호가를 제시하려고 했지만, 한국거래소는 이를 거부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양사의 호가를 바인딩한 중간가호가가 도입될 경우, 어느 곳 기준으로도 적절하지 못한 호가가 형성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시장 혼전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넥스트레이드와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까지 했던 상황이라 협력보다는 견제에 가까운 태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ATS와 한국거래소 간의 업무 요건은 2023년 말까지 확정되기로 했지만, 한국거래소 측의 협의 지연으로 전산 개발이 6개월 이상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넥스트레이드가 시스템을 완성하자, 한국거래소는 유사한 방식의 중간가호가를 도입해 시장에서는 "선두 업체가 후발주자에 숟가락 얹고 있다"는 시각이 나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서로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체거래소의 빠른 성장에 주요 증권사의 희비도 갈리는 모습이다. 넥스트레이드 발기인 모집 당시 대형 증권사 중에선 메리츠증권이 미참여했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메리츠증권만 홀로 빠졌던 것.

발기인 참여 여부가 당장의 수익이나 실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거래소 독점 체제가 흔들리고,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현 상황을 바라보면 ‘기회비용’을 놓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