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 2027년 탄소세 도입 합의…국내 해운업계 '탈탄소 전환' 속도내야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 회의서 탄소세 부과 규제안에 최종 합의 오는 10월 회의에서 공식 채택 후 2027년 공식 발효될 전망 국내 해운업계 탈탄소 예산 여전히 미비한 수준, 공공·민간 협력 시급

2025-04-14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제해사기구(IMO)가 전 세계 해운업계를 대상으로 한 탄소세 부과에 합의함에 따라, 국내 해운업계의 탈탄소 전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IMO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런던에서 개최된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경제적 수단으로 탄소세 도입 규제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탄소세는 오는 10월 열리는 MEPC 회의에서 공식 채택된 후,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될 전망이다. 이는 선박 연료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에 따라 일정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해운업계의 탈탄소화 촉진을 목표로 한다. IMO는 이를 통해 해운 부문의 2050년 탄소중립 실현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사회는 해운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그간 자발적인 감축 노력에 의존해온 해운 분야에 강제성 있는 시장기반 조치를 도입함으로써 탈탄소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MM의 9000TEU급

그러나 국내 해운업계의 대응 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노후 선박 비중이 높은 중소 선사들은 탄소배출 감축 설비 도입이나 친환경 선박 교체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의 공동 대응, 재정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탄소세 도입이 선박 운영비용을 높이는 만큼, 조기 대응을 위한 구조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탄소세가 시행되면 연료비 외에도 추가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대형 선사는 자체적인 설비 투자로 대응 가능하겠지만, 중소형 선사들은 정부의 금융 지원이나 인센티브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정부 차원의 명확한 로드맵과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하반기 중 ‘친환경 해운산업 전환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며, 여기에 탄소세 대응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또한 친환경 선박 보급 확대와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중소 선사 대상 금융지원 확대 등이 주요 과제로 검토되고 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박 온실가스 감축 조치가 국제 해운 탈탄소화 신호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라며 “우리 해운·조선 산업계가 향후 조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이번 IMO의 합의가 “해운 분야의 기후 책임을 구체화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감축 효과를 보장하려면 수익금의 투명한 활용과 국제적 감시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