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행사 종료되자 현금 유입 경로도 좁아져...홈플러스, 마찰음 격화
할인 끝나자 다시 좁아진 유동성...PB ‘심플러스’로 채워진 매대 협력사, “책임은 협력사 아닌 홈플러스에 있어” 지적 높여...뒤늦은 해명에도 신뢰 추락 MBK, 사재 출연 ‘침묵’...정치권 압박에 여론도 싸늘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대규모 할인행사를 이어갔지만, 행사 종료와 함께 유동성 확보의 숨통도 다시 좁아지고 있다. 협력사들과의 납품 갈등,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향한 정치권의 압박, 신뢰도 추락까지 겹치며 마찰음은 점점 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9일은 홈플러스가 추진한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의 마지막 날이었다. 홈플러스는 이날까지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우유 매대엔 서울우유가 사라지고, 대신 자체 브랜드(PB)인 ‘심플러스’ 제품이 자리를 메웠다. 업계 1위 업체인 서울우유는 지난달 20일부터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협상 결렬 이후 납품 대금 지급 문제를 두고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급 공백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이유로 일부 협력사들에게 회생채권 전액 변제, 현금 선납 등을 요구받았다며 불만을 제기했지만, 오히려 농축산 단체들로부터 “거래를 일방적으로 끊어 놓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반발을 샀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홈플러스의 설명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홈플러스는 농협경제지주가 불안감을 이유로 채권 한도를 일방적으로 축소했다고 비판했으나, 이후 “기업회생 절차는 계약 해지 사유임에도 농협경제지주는 별도 내부 방침을 마련해 계속 거래 중”이라며 입장을 정정했다.
또 “쌀 품목 축소로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던 주장도 “쌀은 다양한 공급처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며 물러섰다.
거센 여론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별다른 피해 구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회는 오는 10일까지 김병주 회장에게 사재 출연을 포함한 실질적 구제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지만, 기한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도 MBK 측은 묵묵부답이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2조원 규모의 구체적 방안이 없을 경우 MBK에 대한 압박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대료 인하 요청 관련 해명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홈플러스는 애초 임대료 인하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최근 공모·사모 부동산펀드에 30~50%의 감액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투자자들이 많은 공모펀드의 경우, 이자 재원이 부족해질 경우 기한이익상실(EOD) 위험이 커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MBK파트너스의 경영 책임 회피에 있다고 지적한다. MBK는 사태 초기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의사를 내비쳤지만, 지금까지 구체적 시기나 규모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거버넌스 개선’을 내세웠던 MBK의 과거 인수 명분과도 배치되는 모습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협력사, 투자자, 소비자 모두가 홈플러스를 향해 신뢰를 거두는 분위기”라며 “할인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고, 결국 MBK가 움직이지 않는 한 회생의 동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