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작년 글로벌 매출 나란히 감소... 중국인들 이제 자국 럭셔리카 탄다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유럽 럭셔리카의 대명사인 벤츠와 BMW가 저조한 2024년도 성적표를 받았다. 두 브랜드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3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벤츠의 글로벌 매출은 1,456억 유로(약 219조 원)로 2023년 1,524억 유로 대비 4.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36억 유로(약 22조 2,428억 원)로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BMW 그룹 역시 2023년 1,555억 유로이던 글로벌 매출이 2024년 1,423억 8,000만 유로로 약 8% 줄어들었다. 2024년 영업이익은 115억 1,0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37.7% 급감했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의 낙폭이 큰 것은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R&D 비용이 늘어난데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기존 내연기관차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급 전기차? 우리꺼 사지 뭐" 우수수 빠져나간 중국 고객
세계 시장에서 벤츠와 BMW가 고전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 위축이 지목된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고급화 전략에 따른 경쟁 심화, 그리고 경기 침체로 인해 유럽산 고급차량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벤츠와 BMW의 가장 큰 단일시장이다. 벤츠와 BMW의 글로벌 판매량에서 중국은 28%-30%에 달하는 막강한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초고가 신차 공세가 거세다. BYD의 럭셔리 브랜드인 양왕(Yangwang)이 내놓은 대형 SUV U8과 전기 슈퍼카 U9, 벤츠와 합작한 덴자(Denza)의 고급 MPV D9 등 가격 2억 원대에 달하는 신모델들이 등장해 독일산 고급차의 입지를 잠식하고 있다.
2024년 중국 시장에서 벤츠의 승용차 판매량은 68만3,600대로 전년 대비 7% 감소했고, BMW 그룹의 판매량은 71만4,530대로 13% 급감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넘어가며 전동화에 강한 자국 브랜드들이 판매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브랜드들은 기존에는 저가•실속형 차종을 위주로 시장을 공략했지만 기술력이 축적되며 고급 차량도 시장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독일산 고급차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중국에서 자국 브랜드의 관심도가 높아지며 향후 벤츠와 BMW의 중국 및 글로벌 전략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한국 시장에서도 2024년 벤츠와 BMW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벤츠코리아는 2023년 매출 7조9,375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2024년에는 5조6,883억 원에 그치며 약 28% 급감했다. 벤츠 코리아의 2024년 판매량은 6만6,400대로 전년보다 약 1만 대 줄었다.
BMW코리아는 2024년 7만3,754대를 팔며 매출 5조9,919억 원을 기록해 수입차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매출은 전년(6조1,066억 원) 대비 감소했지만 벤츠의 부진 속에서 10년 만에 수입 승용차 부문에서 매출 선두를 차지했다.